신영증권, HBF 인뎁스 보고서 발간…'낸드의 계절, HBF가 불러올 혁신"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를 끌어올린 동력은 HBM(고대역폭 메모리) 수요 확대와 디램 업황 회복 기대다.
증권가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차세대 성장 카드로 HBF(High Bandwidth Flash)를 주목하고 있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22일 보고서에서 "AI 투자 확대와 대규모 언어 모델(LLM) 매개변수 증가로 HBM만으로는 요구를 충족하기 어렵다"며 "대용량과 고대역폭을 동시에 제공하는 HBF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HBF가 상용화되면 낸드 산업에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며 수익성 개선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주류는 HBM이다. 엔비디아 등 글로벌 GPU 업체들이 AI 학습용으로 대량 채택하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했고, 여기에 디램 가격 반등 기대까지 더해졌다.
SK하이닉스는 HBM3E를 엔비디아에 공급하며 가장 큰 수혜를 입었고, 삼성전자도 최근 HBM3E 양산과 고객 다변화로 경쟁력을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HBM은 구조적으로 용량 확장에 한계가 있다. 연산 성능이 아무리 개선돼도 저장 용량이 받쳐주지 못하는 이른바 '메모리 벽' 현상이 현실화한 것이다.
박 연구원은 "HBM은 12단 적층으로 36GB까지 용량을 끌어올렸지만, 16~20단 이상으로 가면 발열과 TSV(실리콘 관통 전극) 신뢰성 같은 난관이 나타난다"며 "단일 칩 확장에 한계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는 대안으로 HBF에 주목하고 있다. HBF는 낸드 플래시에 TSV 적층 구조를 적용해 대역폭을 높인 메모리다.
기존 SSD보다 훨씬 빠르면서도 낸드 특유의 대용량을 유지할 수 있어, AI 모델이 필요로 하는 '웜 데이터' 저장소로 적합하다.
박 연구원은 "HBF가 GPU와 직접 연결되면 HBM을 거치지 않고도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어 지연 시간을 줄이고 시스템 효율을 높일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낸드 업황의 구조적 전환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메모리 업체뿐 아니라 하이브리드 본딩, 어닐링, 세정 등 국내 장비사 전반의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가능하다"고 했다. 피에스케이홀딩스, HPSP, ISC 등을 주요 수혜 후보로 꼽았다.
실제 업계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샌디스크와 손잡고 HBF 공동 개발에 착수해 내년 샘플 공급,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HBM 시장에서의 경쟁 격차를 경험한 만큼, 낸드 1위 사업자로서 HBF 개발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크다.
HBF 상용화는 반도체 밸류체인 전반의 지형을 바꿀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디램·HBM이 AI 서버의 핵심이었지만, 낸드도 고대역폭화되면서 새로운 성장 축으로 편입될 수 있다.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업체들의 수요 구조가 변하면 메모리 업체뿐 아니라 SSD 컨트롤러, NVMe(비휘발성 메모리 인터페이스) 개발사 등도 간접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박 연구원은 "HBF 상용화 시점은 2027년으로, 2030년 무렵에는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AI 확산이 멈추지 않는 만큼 HBF는 단순한 신제품이 아니라 낸드 산업의 장기 성장 서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처 : 신영증권]
gepark@yna.co.kr
박경은
ge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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