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 같다는 것 기업도 알아…자사주 '자산설' 틀렸다"
"자사주 제3자 처분 금지하면 소각 의무화 필요 없을 수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회사의 자기주식(자사주) 처분이 신주 발행과 경제적으로 완전히 동일함에도 법원 하급심 판례가 이를 오해하고 있다는 상법 권위자의 지적이 나왔다.
송옥렬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2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여의도 IFC에서 개최한 '자기주식 교환사채의 법적 쟁점: 태광산업[003240] 케이스를 중심으로' 세미나에서 이렇게 밝혔다.
[촬영: 김학성]
송 교수는 지난 10일 결론이 난 태광산업 교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을 언급하며 "신주 발행은 자본금이 달라지지만 자기주식은 자본금이 바뀌지 않는다고 (판시했는데), 얼핏 들으면 그럴듯하나 잘못된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급심 판례들이 자사주 처분의 경제적 실질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사주 취득이 이익배당과 같다면서 자사주는 '없어진 주식'이라고 했다. 이어 외국에서 태광산업 사례를 봤다면 유상증자나 전환사채(CB) 발행으로 이해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지난 6월 태광산업이 자기주식 전량(24.41%)을 교환 대상으로 하는 교환사채 발행을 결정하자 이를 금지해달라면서 법원에 두 건의 가처분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지난 10일 가처분을 모두 기각했고, 트러스톤은 이에 불복해 항고했다.
송 교수는 자사주 처분이 신주 발행과 사실상 같다는 것은 기업들도 잘 알고 있다면서,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신주 발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 자사주를 보유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마찬가지로 천준범 와이즈포레스트 대표변호사는 자기주식과 관련해 자산설이 아니라 미발행주식설이 압도적 다수설이라면서 우리 법원만 다르게 판단하는 것이 답답하다고 했다.
천 변호사는 자기주식을 취득할 때는 단체법적 행위(미발행주식설)로 봐 특정주주한테만 살 수 없도록 규제하지만, 처분할 때는 개인법적 행위(자산설)로 판단해 제3자에게 임의로 처분할 수 있게 하는 논리에 일관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극단적으로 배당가능이익만 있으면 이사회가 임의로 지배주주를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며 "(자산설은) 더 이상 유지돼서는 안 되는 법리"라고 말했다.
김규식 비스타글로벌자산운용 변호사는 "이번 (태광산업 가처분) 결정을 보면 법원은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가 도입됐다는 상황에 대해 달라진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더 강력한 입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송 교수는 자사주 처분에도 신주 발행에 준하는 규제가 필요하다고 보냐는 물음에 "경제적 실질이 같다고 해서 법적 규율이 같아야 한다고 반드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면서 문제는 자사주 처분과 신주 발행의 경제적 실질이 다르다고 보는 법원의 태도라고 말했다.
또 송 교수는 자사주를 제3자에 처분할 수 없도록 하면 소각 의무화를 밀어붙일 필요성은 없을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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