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배임죄 폐지를 공식화하고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이 돌연 기존 입장을 뒤집어 "형법상 배임죄 폐지에 반대한다"고 밝히면서 그 배경을 두고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배임죄 폐지에 대한 민주당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가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 해소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의심인데,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재계의 오랜 숙원에 등을 돌렸다"며 비판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23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형법상 배임죄 폐지는 반대한다"면서 사실상 민주당의 입장을 수용하지 않겠다고 공식화했다.
여야는 지난 주말부터 배임죄 폐지를 둘러싸고 다소간의 공방이 이어져 오긴 했지만,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폐지 반대' 의견을 명확히 하면서 여야 협상은 난항으로 빠져들게 됐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지난 21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경제형벌 합리화의 약속을 지키겠다. 배임죄는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그는 "배임죄에 대해 두 가지 의견이 있다. 경영판단의 원칙 등으로 상법과 형법상의 그걸 단계적으로 보완하자는 의견과 배임죄를 폐지하고 이에 따른 문제가 생기는 법을 개별 입법하자는 의견"이라면서도 "완전히 합치를 본 건 아니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가 배임죄 폐지 입장을 명확히하자, 국민의힘 내부에선 돌연 '이재명 대통령 구하기 입법'이란 프레임이 돌출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반기업 정당 민주당이 갑자기 왜 배임죄를 없애자고 할까"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배임죄 유죄 받을 것이 확실하니 배임죄를 없애버려 '면소 판결'을 받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와 같은 입장을 취하는 의견이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일부 나오면서 김도읍 정책위의장도 궤를 같이 하는 의견을 보인 것이다.
현행법상 상법과 형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모두 배임죄가 포함되어 있는데, 여당의 배임죄 폐지 방침이 이중 어떤 법의 배임죄 조항을 삭제한다는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의 ▲제20대 대선 허위사실 공표 ▲검사 사칭 사건 위증교사 ▲대장동·백현동 등 개발비리 및 성남FC 불법후원금 ▲쌍방울 대북송금 ▲법인카드 사적유용 등 5개 재판 가운데 2개는 배임죄와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배임죄의 전면 폐지는 반대한다는 게 국힘 측 주장이다.
이에 김병기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을 위한 정치적 조치라고 주장하는 것은 정치 검찰 출신다운 한숨 나오는 발상", "국민의힘이 재계의 오랜 숙원에 등을 돌렸다"며 반박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반대 의견 표명에도 배임죄 완화·폐지 논의를 정기국회 내에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법무부를 중심으로 배임죄 관련 판례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당정협의를 열어 배임죄 관련 입법안을 확정하겠다는 구상이다.
당초 상법 개정의 연장선상에서 기업의 숨통을 트여주려는 의도로 시작된 배임죄 폐지는 민주당 내 경제형벌합리화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다.
TF 내에서는 배임죄의 완전 폐지보다 상법상 배임죄를 폐지하고, 형법상 배임죄 조항을 명확히 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기국회 내 쟁점법안 처리 의지를 밝히고 있다. 2025.9.23 hkmpooh@yna.co.kr
nkhwang@yna.co.kr
황남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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