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장원 선임기자 = 올해 들어 '암호화폐 재무 회사' 열풍이 빠르게 확산됐지만 최근 주가 하락 압박을 받는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서 비즈니스 모델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2일(미국 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최근 몇 주간 최소 7개의 암호화폐 재무 회사가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 중 5곳은 보유한 암호화폐 가치보다 낮은 시가총액을 기록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심지어 부채를 일으켜 자사주를 매입하는 상황이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카이코의 애덤 모건 매카시 수석 애널리스트는 "(자사주 매입은) 일부 기업들에 사실상 마지막 몸부림일 수 있다"며 "암호화폐 재무라는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미국 바이오테크 기업 180 라이프 사이언스는 최근 사명을 이더질라로 바꾸고 이더리움 매집에 나섰으나 이 회사의 주가는 8월 고점 대비 76% 폭락했다.
이 회사가 가진 이더리움의 가치는 4억6천만달러(약 6천410억원)에 이르지만, 이더질라의 시가총액은 이보다 낮은 4억1천600만 달러에 불과하다.
이더질라는 이더리움을 담보로 8천만 달러의 부채를 조달해 2억5천만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에 착수했다.
맥앤드루 루디실 최고경영자(CEO)는 "자사주 매입은 기회 요인일 뿐 아니라 주주 가치를 높이는 자본 활용법"이라고 주장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암호화폐 매입 대신 자사주 매입에 돈을 쓰는 것은 "암호화폐 재무 모델의 취지와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카이코의 매카시는 "이런 움직임은 단지 시간을 벌려는 시도일 뿐"이라며 "많은 회사가 결국 모래성처럼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텍사스 전기 레저차 기업 볼콘은 지난 7월 사명을 엠퍼리 디지털로 바꾸고 비트코인 매입에 집중한다고 발표했다.
이 덕분에 주가가 단숨에 380% 급등했으나 이후 주가는 추락했고, 이 회사는 최근 추가로 빚을 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현재 시가총액은 3억7천800만 달러로,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 가치 4억7천600만 달러보다 낮다.
캐나다 전자담배 업체 CEA 인더스트리 역시 바이낸스 공동창업자 자오창펑의 패밀리 오피스 투자를 받아 BNB 코인을 매입했지만 주가는 급등 후 원위치됐다.
이 회사도 2억5천만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텔레그램 블록체인 토큰 '톤코인'을 보유한 톤 스트래티지와 이더리움을 보유한 샤프링크 게이밍 등도 잇따라 대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내놓았다.
암호화폐 재무자산 전략을 쓰는 기업들의 상황이 악화하면서 M&A(인수·합병)도 일어나기 시작했다.
비벡 라마스와미가 이끄는 스트라이브 애셋 매니지먼트는 이날 헬스케어 기술 기업에서 비트코인 보유 기업으로 변신한 셈러 사이언티픽을 인수했다.
이는 '암호화폐 재무 회사'로 전환한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성사된 M&A 사례다.
전문가들은 "보유한 토큰 가치보다 시가총액이 낮은 기업들이 인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jang73@yna.co.kr
이장원
jang7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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