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ChatGPT 제작]
(서울=연합인포맥스) ○…제조 공장에도 두뇌를 심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불이 꺼진 상태에서 사람이 없이 24시간 공장이 돌아가는 '다크 팩토리(Dark Factory)' 개념이 등장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공장 밖에는 사람이, 공장 안에서는 로봇과 첨단 기술이 일하는 시대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올해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기조연설에서 "AI의 다음 개척 분야는 피지컬 AI"라고 선언하며 글로벌 제조업에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챗GPT가 사람의 언어 사고 모델을 모사한 지능이라면, 피지컬 AI는 시공간의 개념을 알고 어떤 맥락으로 행동이 이뤄지는지를 이해하는 지능이다.
자동화는 제조업의 오랜 화두였다. 지난 100여년 간 컨베이어 벨트가 생산 효율을 끌어올렸고, 오늘날에는 로봇을 중심으로 물류가 움직인다. 다만 이제껏 로봇은 대체로 단순·반복 작업을 담당하는 '팔다리'로 여겨졌다.
피지컬 AI는 이 한계를 넘어선다. 개별 로봇이 단순히 작업을 수행하는 것을 넘어 공장 전체의 운영을 유기적으로 최적화하는 '두뇌' 역할을 맡는다. 특히 제조업에서는 그만큼 상품의 품질과 생산성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9일 국회에서 열린 피지컬 AI와 제조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장영재 카이스트 교수는 "로봇이 각자도생(各自圖生)이 아닌 공생공존(共生共存)하며 공장 전체를 최적화하자는 개념이 도입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이미 글로벌 피지컬 AI 경쟁에서 잠재력이 크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한국은 전 세계 로봇 밀도 1위 국가다. 2023년 기준 한국 제조업 근로자 1만 명당 로봇은 1천12대로 세계 평균의 약 7배에 달한다. 여기에 수십 년간 축적한 생산·품질·공정 데이터는 피지컬 AI 학습의 핵심 자산이자, 한국의 경쟁력이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4월 발표한 '2024년 스마트제조혁신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공장을 보유한 중소·중견 제조기업 16만3천273곳 중 제조데이터를 수집하는 기업은 전체의 60.8%에 달했으나, 제조AI를 도입한 기업은 0.1%에 불과했다. 지난 토론회에서 업계 전문가들은 기업 간 데이터 교류 부족, 높은 규제 장벽, 부품·기술의 해외 의존, 미비한 한국형 파운데이션 모델과 테스트베드, 현장 적용을 위한 정확도 검증 한계 등을 여러 한계들을 지적했다.
중국은 이미 한발 앞서고 있다. 피지컬 AI를 탑재한 소방 로봇을 실전에 배치하고, 지난 4월에는 베이징에서 로봇 마라톤을, 8월에는 로봇 올림픽을 마련하는 등 정부가 실증과 홍보를 주도하고 있다. 김민우 삼성글로벌리서치 리서치펠로우는 중국이 AI·로봇 등 첨단 기술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비의 200%를 비용으로 인정하는 세액 공제율을 적용하는 등 정책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우리나라도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의 제조 AX 얼라이언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의 피지컬 AI 글로벌 얼라이언스가 출범했다. AI 융합 생태계를 마련하기 위한 업계의 목소리가 점차 정책에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대형언어모델(LLM) 경쟁에서는 미국, 중국의 글로벌 빅테크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 한국이다. 피지컬 AI 시대에서는 한국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산업부 정수인 기자)
sijung@yna.co.kr
정수인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