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경쟁 심화 속에 국내 은행들은 테더(USDT), 써클(USDC) 등 달러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와 협업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국내 은행에 수익 기회가 작은 실정이지만, 스테이블코인의 경쟁이 커지면 국내 은행과의 수익 분배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디에고 쿠티에레스 루트스탁 공동창업자는 5일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에서 "지니어스(GENIUS) 법안에는 미국 단기채를 매입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어 한국 은행들에 크게 매력적이지 않다"면서도 "발행사가 은행과 수익을 공유할 의사가 있다면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통금융의 한 축인 은행은 블록체인 업계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부분인 다양한 기관 투자자 파트너를 보유한 점이 강점이라고 봤다.
그는 "현지 은행들이 가지고 있는 기관 투자자 파트너들은 디파이 생태계보다 훨씬 많다"며 "기관 투자자들은 점차 더 매력적인 상품을 웹3에서 찾을 텐데, 은행은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에 고객을 제공할 수 있어서 수익을 공유하는 방식에 대해 서로 불만이 없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물자산(RWA) 토큰화 설루션에서는 석유나 철강 등의 자산을 토큰화해서 온체인에서 2차 시장을 만들 수 있다. 이 2차 시장에서 기업은 RWA를 담보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국내 주요 금융사들은 달러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와 접점을 넓히고 있다. 써클과 테더 등은 미국 지니어스 법안의 통과로 미국 달러를 분배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4대 금융지주(KB·신한·우리·하나)그룹 회장 등 고위 관계자들은 지난달 USDT 발행사 테더 측과 협업 가능성을 논의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지난달 8일 테더의 마르코 달 라고 부사장 등을 만났다. 앞서 8월 진 회장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 점유율 2위인 USDC의 발행사인 서클의 히스 타버트 사장도 만난 바 있다. 같은 날 하나금융지주의 함영주 회장도 지난달 서클 사장과 미팅을 진행했다.
이러한 가운데 USDT 생태계에서 다양한 비트코인(BTC) 기반의 탈중앙화 금융 생태계(BTCFi)도 만들어지며 은행의 예금 기능을 위협하고 있다.
루트스탁도 대표적인 BTCFi로써 비트코인 담보 볼트(Vault)를 운영하고 있다. 볼트는 일종의 디지털 금고와 같은데, 볼트에 비트코인을 넣으면 수익을 비트코인으로 받는 식이다.
루트스탁은 비트코인을 담보로 볼트에 넣어 법정화폐인 미국 달러를 대출해주고 있다. 또 달러 볼트를 통해 달러를 예치하면, 달러로 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
쿠티에레스 창업자는 한국에서 비트코인이나 달러 볼트를 예치하고 담보로 활용하고자 하는 기관을 잠재 고객으로 물색하고 있다.
국내에서 논의 중인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 대해 그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규제를 적용하는 방식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봤다.
쿠티에레스 창업자는 "CBDC는 중앙정부가 통제하기 때문에 감시 시스템으로 변모되기 쉽다"며 "좋은 의도로 시작했다고 해서 정부에서 다르게 사용하지 않으리란 법이 없어, 미국이 정한 방향성이 낫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도입되면 은행들이 디지털 대출을 시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때 블록체인에서 대출할 수 있는 설루션을 가진 루트스탁과 같은 곳 입장에서는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바라봤다.
쿠티에레스 창업자는 "금융의 미래는 하이브리드 형식이 될 텐데 블록체인이 백엔드라면 프런트 엔드는 지금과 같은 전통금융의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라며 "전통금융과 핀테크(FIN-Tech·금융과 디지털 기술의 결합)의 경계가 허물어진 것처럼 블록체인과의 경계도 허물어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따라 제2금융권 중 가장 큰 위기에 직면한 곳으로 여겨지는 곳은 카드사다. 스마트폰도 판매 단말기가 될 수 있는 세상이 다가왔지만, 오히려 카드사들의 대출 행태가 발전할 수 있다고 쿠티에레스는 내다봤다.
그는 "카드사들은 결제 패턴으로 대출을 추천해주는데, 스테이블 코인이 도입되면 훨씬 더 수월해질 것"이라며 향후 카드사의 주 수익이 결제보다는 대출 시장에서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선영 제작] 일러스트
smhan@yna.co.kr
한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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