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이듬해부터 글로벌 매체에 '올해의 인물' 선정
자율주행 및 신시장 개척에 도전 DNA 접목 주시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5년간 그룹에 도전과 혁신을 심었다. 각종 위기 속에서 임기를 시작했지만, 전동화 전략과 함께 시의적절한 라인업 강화 등으로 돌파했다. 글로벌 판매 톱3으로서 '프론티어'에 안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높아진 대외 위상만큼 그룹의 기업가치도 확대했다. 단순 수직계열화에 그치지 않고 경쟁력과 시너지를 키운 결과다.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자율주행, 중국 개척 등에서 도전의 DNA가 더 결실을 얻는다면, 투자자들의 주목도는 더 커질 것으로 진단됐다.
◇ 현대차 주가 뒷걸음질에도 그룹 시총 확대…5년간 66%
14일 연합인포맥스의 그룹사 시가총액 추이(화면번호 3197)에 따르면 전 거래일 현대자동차 그룹의 시총은 173조7천602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새 13.6%가 늘었다. 현대차[005380]를 비롯해 기아[000270], 현대모비스[012330], 현대로템[064350], 현대글로비스[086280] 등 주요 상장 계열사 우선주까지 16종목을 합한 수치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정의선 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지난 2020년 10월 14일 이래 시총은 65.9% 증가했다. 최근 1년간 현대차의 주가가 12%가량 빠졌지만, 다른 계열사들이 이를 만회하고도 남았다. 그만큼 그룹의 역량이 커졌다. 자동차 제조 기업에서 모빌리티 설루션 제공 기업으로 변모하는 과정이 시총에서도 드러났다.
현대차그룹의 약진은 코로나와 지정학적 리스크, 공급망 위기, 세계 통상 질서 재편 등 각종 위기 속에서 이뤘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정 회장은 코로나 여파에 맞서 부품 운영을 유연하게 조정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는 하이브리드차를 과감하게 확산했다. 출범 전 과정을 진두지휘한 제네시스는 품질과 디자인 경쟁력 등을 인정받으며 독창적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이를 통해 정 회장은 취임 이듬해인 2021년부터 매년 뉴스위크(Newsweek), 오토카(Autocar), 모터트렌드(MotorTrend), 오토모티브 뉴스(Automotive News) 등 글로벌 영향력이 높은 매체들로부터 연이어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으로 그룹의 위상과 가치를 격상, 과감하게 도전하는 조직문화를 끌어냈다는 평가가 다수다.
정 회장은 올해 유럽에서 가진 타운홀미팅에서 "임직원 여러분들이 만들어 가는 조직문화는 무한한 가능성을 현실화할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서로를 믿고 모두의 역량을 어떻게 극대화해야 할지 고민한다면 우리는 함께 위대한 결과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 친환경차 기술력 입증…자율주행 미래 분야 따라잡아야
현대차그룹의 경쟁력 강화 중심에는 친환경차가 자리했다. 전체 판매에서 친환경차 비중이 2019년 5.1%에서 작년 19.4%로 급등했다. 정의선 회장의 의지와 리더십으로 5년간 친환경차 모델이 약 두 배로 확대했다(현재 45종). 수소차까지 저변을 넓혀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수소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파워트레인별 친환경차 판매량이 일제히 최상위권에 포함된 업체는 현대차그룹이 유일하다.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EV9 등 전기차는 '세계 올해의 자동차'에 4년 연속 선정됐다. 북미, 영국 등 주요 지역의 '올해의 차'에도 꾸준히 올랐다. 하이브리드 모델도 유럽 자동차 전문지의 비교 평가에서 경쟁 모델에 앞선 1위였다. 판매량 증가로 이어져 2019년 대비 작년의 친환경차 판매량(141만여대)이 네 배로 뛰었다.
[출처: 현대차그룹]
앞으로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 지배력을 더 확대하기 위해 2030년 친환경차 563.3만대 판매에 2030년 하이브리드 모델 28종 확대, 2027년 EREV(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출시,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도입, 아이오닉3 등 현지 전략형 전기차 출시 지속 등을 추진한다.
미래 트렌드의 한 축인 친환경차를 확고히 하는 데만 머물지 않는다. 상상 속 모빌리티를 현실화하는 미래 신사업 영역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로보틱스,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자율주행, AAM(미래항공모빌리티) 등이 다음 혁신 대상이다.
AI(인공지능) 발전과 궤를 같이한다. 정 회장은 "자동차가 이동 수단을 넘어, 고객이 차 안에서 더 편안하게 다음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했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일 국정감사에서 "우리나라 자율주행차 발전 속도가 미국, 중국에 비해 3년 정도 뒤처졌다"며 "현대차·기아가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이렇게 뒤처져 있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현대차·기아는 엔드 투 엔드(E2E) 딥러닝 모델 기반의 'Atria(아트리아) AI'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포티투닷(42dot) 및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Motional)과 해당 기술 구현을 위해 적극 협력하고 있다. 웨이모(Waymo)와 같은 글로벌 자율주행 서비스 업체에 차량 플랫폼을 공급하는 파운드리 사업도 확대 중이다.
◇ 퀀텀 점프 기회인 중국…애국주의 이겨낼 협력 주시
현대차그룹의 시총이 판매량과 비례하듯이 시장을 놓쳐서는 안 된다. 현대차그룹이 미국의 막대한 관세 비용을 감당하며 수요 늘리기에 주력하고 있는 배경이다. 대미 관세로 일본과 미국 시장에서 가격이 역전된 위기에는 신시장 개척이 해법으로 거론된다.
대표적인 시장 중 하나가 중국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사장은 지난달 인베스터 데이에서 "중국은 우리에게 전적으로 기회"라며 "중국 기존 역량을 활용해 중국 친화적인 시장에 수출해 기존 투자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출처: 중국승용차협회(CPCA)]
중국승용차협회(CPCA) 자료를 보면 중국은 우리나라 차량 소비 비중이 1%대에 머무르는 척박한 환경이다. 판매량과 친환경차 전환 속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선진 시장이지만, 애국주의라는 벽이 매우 높다. 가격에서 출혈 경쟁을 마다하지 않기에 '올인'하기에도 적절치 못하다.
증권사 관계자는 "중국은 제대로 뚫리기만 한다면 현대차그룹이 퀀텀 점프할 수 있는 시장이지만, 진입장벽이 상당하다"며 "중국차가 아니면 배척한다는 인식을 이겨내는 것이 과제"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중국에서 쌓인 네트워크와 노하우가 타이밍에 따라 크게 발현될 수 있기 때문에 외교적 우호 모드라든지, K-웨이브와 결부된 전략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jhlee2@yna.co.kr
이재헌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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