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운용사 벽 못 넘은 KB증권 고배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68조원 규모의 연기금투자풀 차기 주간운용사로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이 사실상 확정됐다.
14일 조달청 나라장터 개찰 결과에 따르면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선정을 위한 조달 요청' 입찰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번 입찰은 정성평가(기술능력평가, 90점)와 가격평가(10점)를 합산해 상위 2개 사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최종 점수는 ▲미래에셋자산운용 95.18점 ▲삼성자산운용 93.82점 ▲KB증권 92.99점으로 집계됐다. 가격평가에서는 3사 모두 만점을 받아 기술평가 점수에서 당락이 갈렸다.
이에 따라 두 운용사는 2026년 1월부터 2029년 12월까지 4년간 연기금투자풀을 계속 운용하게 됐다.
특히 이번 입찰은 정부가 증권사에도 문호를 개방한 이후 첫 경쟁입찰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으나, 최종 PT까지 진출했던 KB증권이 고배를 마시면서 증권사의 첫 진입 시도는 무산됐다.
이번 선정 결과는 배점이 가장 높은 핵심 평가항목에서 기존 운용사들의 노하우와 역량이 증권사를 압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달청이 공개한 기술평가 세부 점수에 따르면, 9명의 평가위원은 미래에셋자산운용에 평균 85.15점을 부여해 1위에 올렸다. 삼성자산운용은 83.63점, KB증권은 83.05점으로 그 뒤를 이었다.
미래에셋운용의 승리는 핵심 평가 항목에서의 우위 덕분이었다. '투자풀 운영조직과 전문인력'(13점 만점) 항목에서 평균 12.50점을 획득해 삼성(12.14점), KB(11.60점)와 격차를 벌렸고, 배점이 가장 높은 '투자풀 관리능력'(35점 만점)에서도 32.97점을 받아 KB증권(32.81점)과 삼성운용(32.29점)을 근소하게 앞섰다.
반면 KB증권은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투자풀 발전 방안'(8점 만점) 항목에서는 평균 7.60점으로 3사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으며 선전했으나, 조직 안정성을 평가하는 '투자풀 운영조직과 전문인력'과 장기적 서비스 역량을 보는 '연기금에 대한 지원방안' 등에서 약세를 보인 것이 발목을 잡았다.
삼성자산운용은 '투자풀 운영조직의 독립성 및 내부통제'(11점 만점)와 '연기금에 대한 지원방안' 등 대부분 항목에서 KB증권을 앞서며 안정적인 점수를 확보, 최종 2위 자리를 굳혔다.
이번 결과로 정부가 투자풀 규모 확대와 수익성 제고를 위해 증권사로 문호를 넓혔음에도 실제 운용사 선정에서는 고배를 마셨다.
연기금투자풀은 다수 기금의 여유자금을 통합 운용하는 재간접 형태로 주간운용사는 개별 펀드를 운용할 위탁운용사를 선정하고 자금을 배분하는 핵심 역할을 맡는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경험이 없는 증권사가 기존 운용사를 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연기금투자풀은 보수가 낮은 시장이라 수익성 측면에서 매력도가 작다. 추후에도 증권사들이 적극 진입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미래에셋운용과 삼성운용은 향후 세부 절차를 거쳐 기획재정부와 최종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연기금투자풀 수탁고는 지난 6월 말 기준 약 68조2천600억원에 달한다.
kslee2@yna.co.kr
이규선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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