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가 초강력 부동산 규제를 내놓으면서 한은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관심이다.
한은이 추가 금리 인하를 위해서는 부동산 대출을 강하게 조이는 건전성 정책과의 조합이 필요하다는 점을 줄곧 강조해 온 만큼 주요 선결 요건 하나는 충족된 셈이다.
금통위 내에서 잠재성장률을 한참 하회하는 경기 상황을 더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힘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정부 대책에도 주택시장 안정을 자신하기 어려운 만큼 섣불리 완화적인 메시지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적지 않다.
◇구색 갖춰진 정책조합…비둘기 금통위원에 '힘'
16일 정부에 따르면 앞으로 주택담보대출이 대폭 강화된다.
주담대 최대한도가 기존 6억원에서 주택 가격에 따라 2억원까지 낮아진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따른 가산 금리 수준도 높아진다.
특히 한은이 그동안 줄기차게 주장해 온 전세대출도 1주택 이상 차주의 경우 이자상환분이 DSR에 포함된다.
제한적 수준이긴 하지만 전세대출의 DSR 포함에 물꼬가 트였다.
한은은 여전히 금리 인하 사이클에 있지만, 추가 인하에 앞서 대출 규제를 더 조여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해 왔다.
지난 9월 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거시건전성정책 강화 없이 금리 인하가 먼저 이뤄질 경우,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확산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이 대표적이다.
금통위원들도 대체로 금리 추가 인하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규제 강화가 동반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지난 8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한 위원은 "주택시장 및 가계대출 상황,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및 무역협상 결과 등을 살펴보면서 경기 대응을 위한 추가 금리인하의 시기와 폭을 결정해야 할 것"이라면서 "주택시장 및 가계부채가 추세적으로 안정될 수 있도록 정부와의 거시건전성정책 조율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책으로 한은이 주장해 온 금리 인하와 대출 규제의 강화라는 정책조합은 어느 정도 갖춰졌다. 금리 인하를 더 미뤄서는 안 된다는 견해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요인이다.
지난 8월 금통위에서도 신성환 위원이 인하 소수 의견을 냈고, 총재 제외 6명의 위원 중 5명이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견해를 표했다.
황건일 금통위원은 지난달 말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용 총재도 거론했지만, 전반적으로 금리 인하 기조는 분명하다"면서 "연내 한 번 정도의 금리 인하가 단행돼야 한다고 보고 있는데, 그 시점이 10월일지 혹은 11월일지를 두고 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하지만, 내년까지도 잠재성장률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 상황을 두고만 보기도 어렵다는 인식도 강한 셈이다.
정부도 이번 대책이 향후 예상되는 금리의 추가 인하에 대응한 측면이 있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금융위원회는 스트레스DSR 강화로 "향후 금리 인하 시 발생할 수 있는 차추별 대출 한도 확대 효과가 일정 부분 상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의 한 채권딜러는 "이번 대책으로 일단 거래 자체는 급감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11월 금통위 전까지는 대출 및 가격이 안정세를 나타낼 수 있다고 본다"면서 "10월 금통위는 인하가 없겠지만, 11월 인하 주장은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효용 대비 위험 커…신중 모드 유지 가능성도
반면 금통위가 10월 회의에서 비둘기파적인 스탠스를 강화하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여전하다.
금리 인하의 경기 부양 효과보다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경우의 후폭풍이 너무 큰 상황인 만큼 신중한 견해를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주장이다.
한은은 금융안정상황보고서를 발표하면서 기준금리를 이미 100bp 인하한 상황에서는 부동산 시장에 더 유의해서 통화정책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견해를 표한 바 있다.
장정수 부총재보(당시 금융안정국장)는 "주택가격과 금리 간의 비선형성을 말씀드리는데, 같은 금리 인하라고 해도 금리 수준이 낮은 상태에서는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말한 바 있다.
반면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 효과는 과거에 비해 낮아졌다는 것이 한은의 분석이다.
8월 금통위에서 한은 집행부는 "네 차례 금리인하는 금융 여건을 완화하고 성장 둔화를 어느 정도 완충하였으나 높은 대내외 불확실성, 파급 시차 등으로 그 효과가 아직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는 않다"면서 "금리인하에 따른 소비 및 투자 확대 효과는 아직 불분명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런 만큼 부동산 시장의 위험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금리 인하의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정부 대책으로 주택시장이 일시적으로 소강됐다 다시 과열되는 것이 반복됐던 현상"이라면서 "이번 대책이 주택 가격 상승 기대를 진정시킬 수 있을지를 봐야 11월 금리 인하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이미 종료됐다는 진단도 나온다.
노무라는 정부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보고서를 통해 효과적인 주택 공급 정책에 부재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한은이 2.5%에서 내년 말까지 계속해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무라는 반도체 중심의 수출이 여전히 견조해 경기 부양의 시급성은 줄어든 반면, 외환시장 변동성 등 부동산 외에도 금리 인하를 제약하는 요인이 더 강화됐다면서 이같이 진단했다.
연합뉴스
jwoh@yna.co.kr
오진우
jwoh@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