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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이모저모] 서른살 되는 해에 사라지는 SK엔펄스

25.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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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엔펄스의 SKC솔믹스 시절 경기도 평택시 본사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사업 재편(리밸런싱)을 진행 중인 SK그룹은 지난해부터 계열사 수를 '관리 가능한 범위'로 줄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기업집단 SK에 속한 회사는 지난해 219개에서 올해 198개로 21개 감소했다.

오는 12월 22일 또 하나의 계열사가 사라진다. 바로 SK엔펄스다.

SK엔펄스는 지난 15일 모회사 SKC[011790]와 합병 계약을 체결했다. 지분 99%를 보유한 SKC가 SK엔펄스를 흡수합병한다. 지배구조는 'SK[034730]→SKC→SK엔펄스'에서 'SK→SKC'로 단순해진다.

현재 SK엔펄스는 사실상 껍데기와 다름없는 상태다. 주력 사업을 모두 매각했거나, 매각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SKC는 공시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히면서 "매각 거래가 완료된 이후 (SK엔펄스의) 사업회사로서 기능이 부재할 것인바, 모회사인 SKC와 합병을 통해 불필요한 관리 비용을 절감하고자 (한다)"고 명시했다.

SK엔펄스는 올해 서른살 생일을 맞았다. 엄밀히 말하면 법인으로서의 나이다. 논어에서는 서른살을 뜻을 세우는 나이라고 해서 이립(而立)으로 부른다.

회사의 뿌리는 기계공학을 전공한 이재홍 씨가 서른 넷이 되던 해인 1990년 서울 당산동에서 창립한 상부정밀이다. 그는 1995년 자본금 5천만원을 백방으로 모아 법인을 세웠다.

이윽고 파인세라믹 소재 기술력을 바탕으로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000660])의 협력업체로 성장했고, 여러 기관으로부터 우량기술기업, 유망중소기업에 선정됐다.

외환위기 여파로 한국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4.9%를 기록한 1998년에도 회사는 흑자를 낼 만큼 탄탄대로를 달렸다. 2001년에는 상장도 마쳤다.

전환점은 2008년에 왔다. SK그룹이 회사를 인수했다. SKC는 수백억 원을 들여 신주와 구주를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됐다. SKC는 세계적인 종합 세라믹 사업을 키워내겠다고 했다. 2010년 회사는 SKC솔믹스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SKC는 2023년 사명을 SK엔펄스로 또 한 번 바꾸며 고부가 반도체 소재 사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2년 뒤인 2025년까지 기업가치 1조5천억원을 달성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SK그룹 수뇌부가 리밸런싱 칼을 빼 들면서 회사의 운명은 급변했다. 인공지능(AI)·반도체와 직접적 연관이 크지 않은 사업은 비핵심으로 분류됐다. SK엔펄스는 파인세라믹과 반도체 부품 등 영위하던 사업을 하나둘 처분했다.

조 단위 기업가치를 공언한 2025년이 됐지만 이번에 안진회계법인이 평가한 SK엔펄스의 기업가치는 4천500억원에 불과했다. 그나마도 대부분이 매각 예정 순자산이었고, 영업가치는 100억원 남짓이었다.

SKC는 SK엔펄스를 합병해 직접 확보할 3천800억원의 자금을 반도체 유리기판 등 고부가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비록 회사는 30년 만에 사라지지만, 한국 첨단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던 창업자의 뜻은 다른 형태로 이어지게 됐다.

여전히 SK엔펄스 홈페이지의 회사소개에는 '반도체 핵심 소재 부품의 국산화를 선도해 온 대표 기업'이라고 적혀 있다. (산업부 김학성 기자)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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