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가 본 생산적 금융 성공을 위한 전제조건은
(서울=연합인포맥스) ○…"한 가지만,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해 제가 느꼈던 실무적 제안을 드릴까 합니다"
새 정부의 산업 혁신 정책인 생산적금융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금융투자협회의 불스홀에 마련된 자리에 100여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기획전략본부 임원들도 참여해 정부의 '코드'인 생산적 금융을 위한 증권사의 역할에 대해 경청했다.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도 세미나의 발제자로 참여했다. IBK투자증권은 8곳의 중기특화증권사 중 한 곳이다. 모험자본 공급이라는 정책 목표를 위해 대형사들이 몸집 불리기 경쟁에 앞다투어 나서는 지금, 중소형 증권사의 소외감은 더욱 심해진 상황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서 대표도 모험자본 공급에서 중소형사의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800만개의 중소기업, 4만개의 벤처기업을 위한 자금 조달 '틈새시장'에서 중소증권사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를 위한 기존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도 어필했다. 중기특화증권사 전용 펀드 조성, 대출조건 완화, 자격 유지 기간 연장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준비된 발표 자료를 모두 소화한 서 대표는 시간을 확인한 뒤 이날 세미나의 주제를 관통하는 발언을 내놨다.
서 대표는 20여년 전의 벤처붐을 떠올렸다. IBK저축은행과 증권의 CEO로 부임하기 전, 그는 기업은행에서 중소기업의 IB 업무를 담당해왔다. 30여년간 현장에서 정부의 벤처금융 활성화 노력이 어떤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에 대해 경험하고 느낀 점을 털어놨다.
그는 "2002년, 제가 있던 부서에서 벤처금융을 담당했다"며 "김대중 정부 때 기술력이 우수한 테크기업에 엄청나게 많은 지원이 있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당시 기업은행도 테헤란로에 벤처금융센터를 만들었는데, 결과가 안 좋았다"며 "부실도 엄청났고, 회수를 위해 많은 직원이 고생했다"고 회고했다.
이후의 기억은 이로부터 10년이 지난 2012년이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와 발맞출 기술금융 활성화에 집중했다.
서 대표는 "2012년에는 기술금융부장을 하며 관련 정책, 지침, 체계 등을 관리했다"며 "결과적으로 손실이 많이 난 벤처금융과 달리 기술금융은 대성공이었다"고 말했다.
혁신 기업에 자금을 공급한다는 대원칙은 같은 정책이었다. 다만 결과는 달랐다.
그는 "기술금융과 벤처금융의 수혜 대상은 같지만, 기술 평가에 있어 차이가 있었다"며 "기관을 통해 기술평가를 받은 곳에 대출이나 투자가 이어졌고, 제도는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융 지원에는 반드시 안전판이 필요하다"며 "이 덕분에 기술금융이 정부가 바뀐 후에도 사라지지 않은 지원 정책이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정책에도 이러한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대표는 "신정부가 생산금융 확대를 위해 여러 발표를 이어가고 있다"며 "금융을 확대하기 위한 여러 노력이 있는데, 이것이 제대로 유지되어 나가기 위한 안전판을 마련한 내용은 찾아보기 쉽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생산적 금융으로 나가는 대부분이 투자인데, 은행에서는 이걸 '깡신용대출'이라고 부른다"며 "리스크가 훨씬 크고, 문제가 터졌을 때 회수할 수 있는 자금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 대표는 혁신 기업에 대한 사업성 및 기술 평가가 체계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투자 자금이 들어간 이후에도, 기업이 이를 어떻게 집행하고 있는지 사후 모니터링도 필요하다.
그는 "생산금융을 확대해 나갈 때 금융기관이나 파트너들이 좀 더 안전판 마련을 해야 한다"며 "산업과 기술이 제대로 되어있는지, 투자받은 기업이 이를 상환할 수 있는지에 대해 심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잘 되어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부 박경은 기자)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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