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펀드별 적용으론 탄력적 운용 불가"
(서울=연합인포맥스) 양용비 기자 = 이재명 정부가 금산분리 완화를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이재명 대통령에 이어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김용범 정책실장이 잇달아 금산분리 완화를 시사하면서 CVC(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 실장은 전일 경제 유튜브 '삼프로TV'에 출연해 "사모펀드(PEF)를 금융업으로만 묶어 산업자본이 운용사(GP)가 될 수 없다는 건 시대착오적"이라며 금산분리 완화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이 대통령과 주 위원장에 이은 금산분리 완화 발언이라 관심이 쏠렸다.
이에 따라 금산분리 완화는 기정사실로 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일단 CVC 규제 완화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CVC의 외부 자금 조달 한도를 현행 40%에서 50%로 10%포인트 높이고, 전체 펀드 중 해외투자 비중도 20%에서 30%로 늘리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에 대해 CVC 입장에선 기대와 우려가 존재한다. 전 정부 때부터 외부 출자 비중 확대 등 규제 완화를 추진해 왔지만, 답보 상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책적 규제 완화 연기로 인한 피로감이 상당하다.
한 CVC 대표는 "2022년부터 CVC 규제 완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지만, 의견 청취만 하고 정책적인 실행이 되지 않았다"며 "그동안 정부에서 겉돌기만 한 이야기라 CVC 업계 대부분이 지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CVC 업계에선 정부가 추진하는 외부 출자 비중이 50%로 확대하면 타 운용사(GP)와의 펀드 공동 운용(Co-GP)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대표는 "외부 출자 비중을 40%에서 50%로 높이는 건 일반 VC처럼 레버리지를 많이 일으키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50%가 돼야 외부 GP와 Co-GP도 하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단순한 외부 출자 비중 확대만으론 금산분리 완화의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목소리다. 외부 출자 비중 산정 기준을 현행 펀드별이 아닌 총 운용자산(AUM)별로 변경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낸다.
또 다른 CVC 관계자는 "AUM으로 외부 출자 비율 산정 기준을 변경하면 펀드 목적별로 투자 전략을 다양화할 수 있다"며 "1개 펀드는 모두 모회사의 자금으로 운용해 SI 성격을 살리고, 다른 펀드는 외부 자금 유치를 극대화해 신규 참여자(LP) 유치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부 출자 비중 확대도 중요하지만, 외부 출자 비율 산정 기준 변화도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A VC 관계자는 "CVC의 운용 실적이 좋지 않을 경우 모기업은 자체 CVC가 아닌 외부 GP에 출자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CVC 입장에선 모기업에서 60% 자금을 조달해야 해서 '온리원' LP라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모기업의 CVC를 통한 투자가 위축될 수도 있다"고 얘기했다.
해외 투자에선 CVC가 역차별받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미 20% 해외 투자를 마친 CVC 입장에선 더 이상 투자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비목적 투자를 통해 펀드의 40% 이상까지 해외 투자가 가능한 일반 VC와는 대조적이다.
CVC가 활성화하면 회수 채널 다양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CVC는 투자한 스타트업을 모기업이 인수합병(M&A)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이같은 경우 '대기업의 문어발 확장'이라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B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CVC가 활성화돼 스타트업 인수를 장려하는 문화가 조성돼야 회수 방식이 다양화할 수 있다"며 "국내에선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인수하면 문어발식 경영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시각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ybyang@yna.co.kr
양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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