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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줄 알았지"…부동산 규제 전 6일 만에 가계대출 1.6조 폭증

25.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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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영업일 동안 9월 한 달 증가치 뛰어넘어…선수요 자극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이달 들어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1조6천억원 넘게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후속 부동산 대출 규제를 예상해 미리 받아놓으려는 막차 수요가 크게 몰린 영향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가계대출 잔액은 765조7천559억원으로 전월 말(764조949억원) 대비 1조6천610억원 늘었다.

이미 9월 한 달 증가액(1조1964억원)을 넘어선 수준이며, 최장 열흘에 달했던 추석 연휴로 은행 영업 일수가 단 6일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평균 증가 규모는 더욱 가파르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폭이 6·27 대출 규제와 비(非)이사철 수요 감소 등으로 큰 폭으로 축소됐지만, '반짝 효과'였을 뿐 한 달 만에 다시 확대된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달 가계대출이 급증한 것을 두고 정부의 부동산 추가 대책 발표 후 대출 한도가 더 줄어들 것을 우려해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규제 발표 전 시장에서는 서울 전 지역 투기과열지구 지정, 주택담보대출 한도 4억 원 제한, 전세대출 제한 등 추가 규제에 대한 소문이 돌면서 자금 조달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다.

향후 대출을 계획만큼 받지 못할 것이란 걱정에 추석 연휴 직전 주택 매매 계약을 앞당기거나 대출 실행을 서두르는 등 막차 수요가 상당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대출 규제 발표 하루 전과 당일에는 가계대출이 하루에 4천억원 안팎씩 불어나 불안심리가 극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도입을 앞두고 은행권 가계대출이 한 달에만 10조원 가까이 폭증했고, 지난 7월 3단계 DSR 시행 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재연됐다. 수도권 주담대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하는 6·27 대책에 이전도 가계대출 증가 폭은 매월 5~6조원에 달한 바 있다.

주담대뿐 아니라 신용대출도 빠르게 불어났다.

5대 은행에서 주담대와 전세대출 등 주택 관련 대출은 이달 들어 7천311억원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신용대출은 1조원 이상 늘었다. 이는 지난달 2천700억원 가량 감소했던 것과 대조된다.

새 정부 출범 후 강화된 가계대출 규제로 주담대만으로 매매대금 마련이 어려워진 차주들이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까지 전방위로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는 증거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막차 수요가 일시적인 것으로,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가계대출 증가세가 주춤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은행들이 연초 세운 대출 목표치를 이미 초과하거나 한도에 다다른 만큼 자율적으로 대출 공급 조절에 나선다면 연내 가계대출이 급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번 한도 제한 조치가 장기적으로 쓸 수 있는 카드가 아니기에 후속 조치도 고민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향후 시차를 두고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시 확대될 우려가 있어 보다 선제적인 가계대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현장점검 등을 통해 대출 현황, 일선 창구 동향 등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는 한편 불법·편법 거래에 대한 조사 등을 면밀히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발표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15일 서울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방송이 나오고 있다. 서울 25개 자치구 전체와 경기도 12개 지역이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규제지역으로 추가된다. 2025.10.15 cityboy@yna.co.kr

hjlee@yna.co.kr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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