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역한 '친구'이자 '라이벌'…부회장 승진은 김동관이 1년 먼저
건재한 김승연 회장…사실상 '정해진 수순' 관측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며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회장 승진 가능성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두 사람이 재계에서 막역한 사이이자 공통점이 많기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나이는 정 수석부회장이 한 살 많지만, 각자 한화그룹과 HD현대그룹의 오너 3세이자 장자로 사실상 '그룹의 후계자'로 불려 왔다.
[출처:연합뉴스 자료사진]
HD현대[267250]그룹은 정기선 수석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는 내용이 골자인 사장단 인사를 17일 단행했다.
이로써 HD현대그룹에서 '오너 3세 시대'가 개막했다. 전문경영인이었던 권오갑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추대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HD현대그룹은 오너 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정 수석부회장의 회장 승진 소식이 전해지며 한화그룹에도 눈길이 쏠렸다. 정확히는 정 신임 회장의 오랜 친구이자 경쟁자로 꼽히는 김동관 부회장의 승진 가능성이다.
재계 7위 한화그룹과 8위 HD현대그룹의 오너 3세인 두 사람은 오랫동안 두터운 친분을 유지해오고 있다.
이들의 인연은 부친들로부터 시작됐다. 장충초등학교 동창인 김승연 회장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자주 만나 친목을 쌓으며 아들들도 자연스럽게 교류하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기선 회장은 지난 2016년 김승연 회장의 모친 강태영 여사 별세 당시 빈소를 찾아 인연을 묻는 말에 "동관이와 친구라서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화그룹이 한화오션[042660] 인수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조선업에 진출하며 라이벌 구도가 강조되고 있지만, 사적으로는 여전히 막역한 사이라는 후문이다.
부회장 승진은 김 부회장(2022년 8월)이 먼저 했다. 정기선 회장은 2023년 말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이듬해 '수석부회장' 직함을 달았다. 그로부터 2년 만에 회장 자리에 오르며 그룹 전체를 이끌게 됐다.
다만 한화그룹은 HD현대그룹과 사정이 좀 다르다.
내부적으로 김 부회장의 회장 승진이 적극적으로 검토되는 분위기가 아니다.
가장 큰 이유는 오너 2세인 김승연 회장이 아직 건재하게 회장 자리를 지키고 있어서다.
김 회장은 미등기임원이긴 하지만 그룹의 지주사 격 회사인 ㈜한화[000880]를 비롯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와 한화솔루션[009830]과 한화시스템[272210] 등 주요 계열사에 회장으로 이름을 올리고 경영 전반에 관여하고 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건강이 좋지 않아 외부 활동을 자제했었지만, 작년부터는 활발하게 현장 경영에 나서고 있다. 잦은 야구장 나들이를 통해 한화 선수단·팬들과도 소통하고 있다.
다만 김 부회장의 회장 승진이 머잖아 이뤄질 '수순'이라는 관측에는 이견이 없다.
실제로 김 회장은 지난 3월 보유 중이던 ㈜한화 지분의 절반을 세 아들에게 증여하며 그룹 및 경영권 승계에 한발 다가서기도 했다.
이 결단으로 김승연 회장 지분율은 22.15%에서 11.33%로 낮아졌고, 김동관 부회장은 4.91%에서 9.77%로 늘었다. 김동원 한화생명[088350] 사장·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은 2.14%에서 5.37%이 됐다.
김 부회장의 ㈜한화 지분이 두 동생보다 두배 가까이 더 많아 사실상 한화그룹의 후계자임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하지만 여전히 개인 최대주주인 김승연 회장보다는 낮아 지금과 같은 구도가 당분간 이어질 거란 사실도 확인됐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동관 부회장 승진 등과 관련해 "아직 특별히 나오는 얘기는 없다"고 말했다.
sjyoo@yna.co.kr
유수진
sj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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