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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가 앞두고 세대 교체한 HD현대…정기선號 기업가치 시험대

25.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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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간 경영 수업 마치고 오너 3세로서 진두지휘

내년 사업계획에 미국 비중 커질 듯…재무적 뒷받침 든든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HD현대[267250]가 새 회장으로 정기선 수석부회장을 올렸다. 최대 주주이자 현대가(家) 2세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에 이어 3세 오너 경영 체제를 선언했다.

정 신임 회장은 16년간 경영 수업을 마치고 최일선에 자리했다. 대미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며 내년 사업계획에서 미국 비중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을 앞세운 기업가치 확대에 이목이 쏠린다.

정기선 HD현대 회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현대중공업 대리에서 회장까지…美 저변 넓히기 적임자

1982년생인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2009년 현대중공업 대리로 입사하면서 경력을 쌓았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경영대학원(MBA)을 마치고 현대중공업 선박영업부 수석부장을 거쳐 기획·재무부문장 역임하면서 현장 실무와 곳간 사정에 대한 이해를 키웠다. HD현대를 일으킬 미래 구상을 오랫동안 준비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사이 HD현대는 크고 작은 부침을 겪었다. 중국 조선업이 저가 수주로 밀고 들어오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HD현대만 따져도 2017년, 전신인 현대중공업지주가 생겨나고 가서 영업이익이 계속 줄다가 2020년에는 6천억원가량의 영업 적자를 봤다. 지주사 체제와 함께 비조선 사업 계열사(HD현대일렉트릭, HD현대건설기계, HD현대로보틱스 등)를 분리시켰다. 조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정유와 건설기계를 통해 안정성을 도모했다.

이제는 정 회장이 쌓은 조선 부문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기회가 열렸다. HD현대는 한미 간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의 주요 기업으로 분류된다. 다수의 사업 파트너와 교류하며 우리나라로서는 열악했던 미국에서 먹거리를 찾을 수 있게 됐다.

마스가 추진 국면에서 정 회장은 미국 해군사관학교를 직접 찾았고,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대표와도 회동했다. HD현대는 미국 최대 방산 조선업체인 헌팅턴 잉걸스 인터스트리와 파트너십 가능성을 열어놨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만남 및 학계와도 협력을 강화한 만큼, 향후 정 회장의 대미 네트워크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정기선 회장과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대표

[출처: HD현대 링크트인 캡처]

◇ 투자로 '조선'을 위대하게…재무 여력은 확보

HD현대는 정 회장 승진 인사를 발표하면서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합병을 앞둔 상황에서 조직의 혼선을 줄이고 합병에 따른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예년보다 빠른 시기에 단행됐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정 회장이 새로운 임원진 구성을 끝내면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하고 내년 사업계획을 확정하는 수순이다.

마스가를 계기로 그룹의 중심이 다시 조선으로 이동하는 분위기로 읽힌다. 한화그룹에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점차 존재감을 키웠는데, 오너 3세 경영시대는 HD현대가 먼저 시작하게 됐다. K-조선의 중추 기업으로서 경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HD현대는 기대감으로 끌고 간 기업 가치를 이제 정기선 회장이 오너가로서 증명해야 하는 시기가 됐다"며 "다른 그룹들에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재무 상황은 최근 개선됐다. HD현대의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상반기 말 현재 7조6천416억원으로 1년 반 만에 3조2천억원이 늘었다. 같은 기간 부채 비율은 193%에서 167%로 낮아졌다. 투자 여력은 긍정적인 상태다.

HD현대 재무상태표

[출처: HD현대]

올해 상반기 민간신용평가사 정기 평정에서 HD현대그룹은 신용등급 상향 조정이 두드러졌다.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일렉트릭의 신용등급이 'A(안정적)'에서 'A+(안정적)'로 상향 조정됐다. HD현대는 석 달 전 회사채를 통한 자금 조달에서도 계획 대비 8배 많은 수요를 확인하며 성장성을 인정받았다.

jhlee2@yna.co.kr

이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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