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보험사 최종관찰만기 30년, 10년간 점진적 확대…듀레이션 규제 도입

25.10.19
읽는시간 0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최근 시장금리 하락세에 따라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최종관찰만기 확대 적용 일정을 향후 10년간 점진적으로 확대해 부채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대신 듀레이션 갭 규제를 도입하면서 금리에 대한 보험사 건전성 변동을 최소화하는 장치를 마련했다.

◇장기 금리 악순환할까…당국, 최종관찰만기 10년 걸쳐 확대

금융위원회는 19일 보험사 최종관찰만기를 총 10년에 걸쳐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2027년까지는 현행 만기 23년을 적용하고, 2028년과 2029년엔 24년으로 확대한다. 이후 매년 1년씩 만기를 늘려 2035년엔 최종적으로 30년을 적용받게 된다.

최종관찰만기는 실제 시장금리를 사용하는 가장 긴 만기를 말한다. 최종관찰만기 이후엔 추정금리를 사용해 부채를 평가한다.

최종관찰만기가 확대될 경우 보험사들은 해당 만기만큼의 시장금리를 보험부채에 적용해야 한다. 실제 장기금리가 기존 추정치보다 낮을 경우 장기 할인율이 인하하면서 보험부채가 증가하는 구조다.

문제는 추정치보다 시장금리가 낮을뿐더러, 시장금리가 역전된 상황에 있다.

16일 기준 국고 20년물 금리는 2.866%, 국고 30년물 금리는 2.792%다. 만기가 길어질수록 금리가 낮아져 부담이 커지는 구조인 셈이다.

금융당국은 당초 올해 최종관찰만기 30년을 적용할 계획이었으나, 장기물 금리가 하방압력을 받으면서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적용하도록 일정을 조정한 바 있다.

다만, 장기채 시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상황에서 보험사들은 자산부채관리(ALM)를 위해 장기채를 사들여야 했고, 이는 장기채 금리를 끌어내리는 요인이 됐다.

최종관찰만기 확대로 인해 보험부채 부담이 커지고, ALM 관리를 위해 다시 장기물을 사들여 장기 금리를 끌어내리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내년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까지 이뤄진다면 장기물 중심 수요가 증가해 장단기 금리 역전이 강화될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최종관찰만기 30년 확대 시 보험사 지급여력(킥스·K-ICS) 비율은 평균 19.3%포인트(p) 하락한다. 단기적인 충격이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확대 일정에 대해선 정책 신뢰성을 확보하고 보험사도 예측 가능성을 가지고 대비하기 위해 향후 극도로 예외적인 사정이 없는 한 이 일정을 견지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할인율 유예 대신 듀레이션 규제 신설…"금리 리스크 줄여라"

금융당국은 보험부채 할인율 부담을 줄이면서도 금리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듀레이션 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듀레이션은 금리 변동 시 자산·부채 가치가 얼마나 변화하는지 나타내는 민감도다. 듀레이션 갭의 절댓값이 0에 가까울수록 금리 변동에 따른 순자산 가치 변동이 적고, 벌어질수록 금리 변동에 따라 순자산 가치가 크게 달라진다.

국내 보험사는 장기상품 비중이 높아 부채 듀레이션이 길고, 이에 자산 듀레이션도 길게 관리하고 있지만 평균치보다 갭이 큰 보험사도 존재하는 상황이다.

듀레이션 갭은 금리리스크 요소로, 킥스 산출 시 간접적으로 반영되고 있지만, 해당 수준으로는 듀레이션 관리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금융당국은 듀레이션과 듀레이션 갭에 대한 정의를 도입하고, 2027년 경영실태평가 중 금리리스크 평가 항목으로 듀레이션 갭 지표를 추가한다.

갭이 일정 범위 이상인 경우 금리리스크 평가 등급이 4등급 이하가 되도록 설정하는 등 강화된 기준을 둔다.

또한 경영공시 항목에 듀레이션과 듀레이션 갭을 추가해 시장규율 및 감시체계가 작동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아울러 규제 도입 전에도 보험사별 듀레이션 갭 실태점검과 밀착관리를 시행해 듀레이션 갭 악화를 방지한다.

금융당국은 필요시 C레벨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엄격한 관리를 유도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시장 여건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 건전성 부담을 완화하고, 금리 변동에 취약한 보험사의 체질 개선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며 "건전성에 기반한 신뢰 금융과 생산적 금융 간 선순환 구조 마련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ylee3@yna.co.kr

이수용

이수용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