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100조 달성했지만…수장 또 바뀔까 동요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올해 순자산 100조 원이라는 금자탑을 세운 삼성자산운용의 상장지수펀드(ETF) 부문이 연말 인사를 앞두고 술렁이고 있다.
ETF 선두 자리를 수성하면서 점유율도 늘어났지만, 그동안 실적과는 무관하게 수장의 자리가 잦은 교체 대상에 오르면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임원 연말 평가에 착수했다.
업계 안팎에서 최대 관심사는 단연 ETF 운용 부문이다.
삼성자산은 올해 운용업계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ETF 부문에서 손에 꼽힐 만한 호실적을 거두었다. 치열한 중·대형사 간 경쟁에도 1위 자리를 지켰다.
삼성자산의 'KODEX ETF' 시리즈는 지난 16일 순자산 100조 원을 넘어서면서 ETF 시장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연초 66조 원대로 시작해 70조 원(2월), 80조 원(6월), 90조 원(9월), 100조 원(10월)까지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시장 점유율도 전장 38.77%로 지난해 말(38.23%)보다 상승했다. 2위 경쟁사와의 격차는 6.55%로, 연초보다 4%P(포인트) 넘게 차이를 벌렸다.
[삼성자산운용 제공]
이러한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ETF 부문을 향한 인사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다.
삼성자산의 ETF 부문은 '독이 든 성배'였다. 사내 핵심 부문임에도 과거 실적과 무관한 잦은 인사 교체 결정이 반복돼왔다.
전임 ETF 부문장은 취임 1년 만에 삼성액티브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겼고, 전 전임자 역시 1년 6개월 만에 교체됐다. 현재 ETF 운용 부문을 이끄는 박명제 부문장은 지난해 12월 임기를 시작했다.
또 한 번 수장의 임기가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또다시 연말 인사를 두고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통상 인사 평가에서 실적은 핵심 지표다. 순자산 증가세만으로 실적을 단언할 수 없지만, 성과가 인사 평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으면 조직이 정한 목표와 방향성이 흔들릴 수 있다.
특히 당장 순자산 100조 원을 돌파해 ETF 부문은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업계를 선도해야 하는 상황에 수장 교체는 조직 내 어수선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경쟁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주 미국 현지에 운용하는 ETF가 100조 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국내와 미국 등 전 세계에서 운용하는 ETF는 지난 9월 말 기준 262조 원에 달한다.
주요 경쟁사가 국내를 넘어 해외로 영토를 확장하는 사이 삼성은 국내 시장의 선두를 수성하는 데 머무는 데에 아쉬운 목소리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자산운용은 인사 교체가 잦기로 유명하다"며 "실적보다 경영진 기조 등 다른 이유에 따라 인사가 결정될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임원은 계약직으로 단기 성과에 몰입할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상황은 장기적 방향성보다는 단기 성과 경쟁에 집중할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ybnoh@yna.co.kr
노요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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