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0일(이하 미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3대 주가지수는 2거래일 연속 동반 상승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상대적으로 크게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중(對中) 관세를 낮출 수 있다고 발언한 데다 애플이 신제품 판매 호조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위험 선호 심리가 증시 전반에 깔렸다.
미국 국채가격은 장기물의 상대적 강세 속에 상승했다. 수익률곡선은 평평해졌다.(불 플래트닝)
국제유가가 계속 눌리는 가운데 채권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BEI)은 4개월여 만의 최저치를 다시 경신했다. 글로벌 채권시장의 벤치마크인 10년물 금리는 시장이 주시하는 4.0% 선을 소폭 밑돌게 됐다.
달러화 가치는 2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해소 기대감에 98대 중·후반으로 올라왔다.
프랑스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유로는 달러 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뉴욕 유가는 약보합으로 하루를 마감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휴전에 합의한 지 열흘도 채 지나지 않아 양측이 또다시 교전했다는 소식에 공급과잉 우려가 상쇄됐다.
인공지능(AI) 열풍에서 비켜나 있던 애플이 급등하면서 모처럼 증시 전반을 견인했다. 루프캐피털은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류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하며 "2027년까지는 아이폰 출하량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일각에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대차대조표 축소(양적긴축, QT) 종료가 머지않았다는 전망도 나왔다. 머니마켓에서 최근 유동성 압박 신호가 강해진 가운데 이르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28~29일)에서 발표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15.97포인트(1.12%) 오른 46,706.58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71.12포인트(1.07%) 상승한 6,735.13, 나스닥종합지수는 310.57포인트(1.37%) 뛴 22,990.54에 장을 마쳤다.
애플이 모처럼 힘을 써줬다. 인공지능(AI) 테마가 증시를 휘어잡은 뒤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에 밀리던 애플은 신제품 아이폰 17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이날 증시를 주도했고 4% 뛰며 사상 최고치도 다시 썼다.
애플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작년 12월 26일 이후 처음이다. 전고점은 260.10달러였고 이날 종가는 262.240달러였다. 장 중 최고가는 264.375달러다.
AI 테마에서 애플은 여전히 핵심에서 비켜나 있긴 하다. AI 산업의 미래를 논할 때 애플은 최우선으로 거론되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 AI 거품론이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에서 여전히 견고한 아이폰 수요에 애플이 오히려 부각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루프캐피털은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류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하며 "2027년까지는 아이폰 출하량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의 발언을 바탕으로 한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꽁무니를 뺀다)' 트레이딩도 시장에 힘을 보탰다.
트럼프는 이날 아시아장에서 중국도 미국을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면서도 중국이 지불해야 하는 관세를 낮출 수 있다고 거듭 말했다. 앞서 트럼프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에 맞서 11월 1일부터 100%의 추가 관세를 중국에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조건을 달았지만 대중 관세를 다시 낮출 의향이 있다고 트럼프가 밝히면서 투자자들은 이를 매수 기회로 삼았다. 트럼프가 강경 발언 후 주가가 급락하면 완화 제스처를 취하는 패턴이 반복되자 투자자들은 저가 매수에 나선 것이다.
미국 연방 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종료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정부 셧다운은 이번 주 내로 종료될 가능성이 크다"며 "중도 성향의 민주당 의원이 움직여 정부를 재개하게 할 것이고 이번 주에 사태가 급속히 풀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해리스파이낸셜그룹의 제이미 콕스 매니징 파트너는 "시장은 현재 진행 중인 중국과의 관세 분쟁과 셧다운 사태의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이제 훨씬 더 긍정적이고 중요한 의미를 갖는 통화 정책과 기업 실적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유틸리티와 필수소비재가 하락했다. 상승 업종 중에선 에너지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1% 이상 올랐다.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의 거대 기술기업은 중에선 애플 외에 메타와 알파벳,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가 강세였다.
반면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은 약보합을 기록했다.
오라클은 이날도 5% 가까이 하락했다. 지난주 오라클이 AI 사업 분야의 매출 전망치를 발표한 뒤 지나치게 낙관적이고 과장됐다는 분석이 쏟아지면서 주가는 7% 하락한 바 있다. 이날 하락세도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지역은행들에 대한 우려가 완화하면서 관련 종목들도 회복세다.
자이언스뱅코프는 4.65%, 웨스턴얼라이언스뱅코프는 4.03% 반등했다.
넷플릭스는 이번 주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대감에 3.27% 상승했다.
AMD는 오픈AI와의 대규모 계약에 힘입은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이날도 3.21% 상승했다. Arm은 3.56% 올랐고 인텔도 2.95% 상승했다.
미국 철강 생산업체 클리블랜드-클리프는 희토류 생산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힌 영향으로 주가가 21% 급등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2월까지 기준금리가 50bp 인하될 확률은 96.3%로 반영되고 있다. 75bp 인하될 확률은 2.6%로 반영돼 전날보다 소폭 하락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 대비 2.55포인트(12.27%) 내린 18.23을 가리켰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직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 대비 2.00bp 내린 3.9870%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3.4610%로 같은 기간 0.30bp 하락했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금리는 4.5790%로 2.50b 낮아졌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이는 직전 거래일 54.30bp에서 52.60bp로 좁혀졌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소폭의 오름세를 보이던 미 국채금리는 뉴욕 거래로 접어들면서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10년물 금리 4.00% 선과 30년물 금리 4.60% 선은 오전 장 초반 무너졌다.
특별한 재료가 등장한 것은 아니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한때 2% 넘게 급락하자 기대 인플레이션이 따라서 낮아지는 양상이 연출됐다.
채권시장에 반영된 10년 BEI는 장중 2.26% 초반대까지 낮아졌다. 지난 6월 중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 일각에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대차대조표 축소(양적긴축, QT) 종료가 머지않았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에버코어 ISI는 이날 보고서에서 "연준이 10월 회의에서 연말 (유동성) 압박 이전에 마무리한다는 시각으로 양적긴축(QT) 종료를 시사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실제 종료는 발표 한두 달 뒤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오는 28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열린다.
오는 24일 발표되는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다음 주 금리 인하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대다수다.
BMO캐피털은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다가올 회의에서 연준의 메시지 전달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금리 결정 결과를 바꾸진 않을 것"이라면서 "근원 CPI가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 상단에 도달하더라도 이달 금리 인하를 막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9월 근원 CPI의 전월대비 상승률이 3개월째 0.3%를 나타낼 것으로 있다. BMO캐피털은 이에 대해 "무역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여파는 지금까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위험선호 분위기 속에 뉴욕증시가 강한 오름세를 보였지만 미 국채금리는 오후 들어서도 반등 조짐을 보이지 않았다. 장기금리는 레벨이 소폭 더 낮아졌다.
선물시장에 반영된 연내 금리 인하 폭은 49bp 남짓으로, 전일 대비 2bp 가까이 축소됐다. 연말까지 두 번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다소 약해졌다는 프라이싱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뉴욕 오후 3시 46분께 연준이 다음 주 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을 전장 98.4%에서 98.9%로 미미하게 높여 반영했다. '빅 컷'(50bp 인하) 가능성은 전장 1.6%에서 제로(0%)로 낮아졌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50.698엔으로, 전장 뉴욕장 마감 가격 150.484엔보다 0.214엔(0.142%) 올랐다.
유로-달러 환율은 1.16409달러로 전장보다 0.00295달러(0.253%) 하락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17일 프랑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한 단계 강등했다. 프랑스의 재정 불확실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제프리스의 모히트 쿠마르 유럽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프랑스는 3대 신평가 중 2곳에서 강등당했다"면서 "신용등급에 민감한 기관투자자가 프랑스 국채를 강제로 매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처럼 재정 문제가 불거질 경우 유로에도 압박을 줄 전망이다.
달러인덱스는 98.616으로 저장보다 0.205포인트(0.208%) 올라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도 중국에 대한 유화적 메시지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며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2주 후에, 한국에서 회담할 것이고, 그 자리에서 뭔가를 이룰 수 있을지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결렬될 경우 중국 상품에 대해 155~157%의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에 맞서 11월 1일부터 100%의 추가 관세를 중국에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미국에 들어오는 중국산 제품의 관세는 157%로 올라가게 된다.
캐피털 닷컴의 시장 분석가인 카일 로다는 "희토류 수출 전문 제한과 100%의 관세율은 서로를 확실하게 파괴할 수 있다는 성격을 띠고 있다"면서 "시장은 상황이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러한 완화 조치가 공식적으로 발표되기 전까지 시장은 불안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큰 틀에서 미·중 무역마찰 해소 기대감에 미국 국채와 주식으로 자금이 몰리자 달러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롱보우 자산운용의 최고경영자(CEO)인 제이크 달러하이드는 증시에 대해 "투자자는 장밋빛 안경을 끼고 올해 실적에 대해 매우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며 이번 주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달러인덱스는 이러한 재료를 반영하며 장중 98.647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34058달러로 전장보다 0.00318달러(0.237%) 하락했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7.1245위안으로 0.0015위안(0.021%) 소폭 내려갔다.
호주달러-달러 환율은 0.6514달러로 전장보다 0.0015달러(0.231%) 상승했다.
미국과 호주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위협 속 이날 핵심 광물과 희토류 공급과 관련한 협정에 서명했다. 미국이 희토류 수급 측면에서 중국을 대체할 국가로 호주를 택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약 1년 뒤면, 우리는 너무나 많은 핵심 광물과 희토류를 보유하게 돼 그걸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도 모를 정도가 될 것"이라고 했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0.02달러(0.03%) 내린 배럴당 57.52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WTI 가격은 장 중 -2.07%까지 낙폭을 확대했으나 가자지구의 지정학적 불안이 되살아나면서 약보합권까지 되감겼다.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이날 이스라엘을 방문했다. 두 사람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 가자지구 휴전 합의의 이행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21일에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도 이스라엘을 방문할 예정이다.
전날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지역에선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 충돌로 휴전 합의가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에 트럼프는 양측의 추가 충돌을 막고 합의가 유지되도록 최측근들을 이스라엘로 파견한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이 지역에서 테러 인프라를 해체하던 중 '팔레스타인 극단주의자'들의 공격받아 자국군 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1단계 휴전이 지난 10일 발효된 이후 이스라엘 측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이스라엘군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가자 남부와 다른 지역에 약 100차례 공습을 가했다.
다만 원유 공급 과잉이라는 큰 흐름은 기본적으로 지속되고 있다. 주요 산유국의 증산과 글로벌 경기 둔화에서 비롯된 흐름이다.
미국과 중국이 지난주부터 상호 상대국 선박에 입항 수수료를 추가로 부과한 점도 세계 화물 흐름을 교란하면서 글로벌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해석되고 있다.
에너지컨설팅회사 겔버앤어소시에이츠는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 시장은 정유소 유지 관리, 제품 가격 하락, 미국 주간 재고 데이터에 대한 주의 깊은 관찰이 뒤섞인 전형적인 어깨 시즌(성수기와 비성수기 사이)의 혼합 상태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sjkim@yna.co.kr
김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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