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네덜란드계 금융사 ING는 한국은행이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완화적 통화 기조를 유지하겠으나 금리 인하 시점은 내년으로 미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강민주 ING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1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금리 동결 전망 배경으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최근 주택가격 상승, 달러-원 환율의 상승, 미·중 관세 협상 관련 불확실성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강 이코노미스트는 11월 금리 인하 가능성도 남아 있겠으나 이는 "주택가격이 상당히 안정되고 무역 합의가 초안 수준과 거의 일치하는 형태로 타결되는 경우에만 가능할 것"으로 봤다.
ING는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GDP) 전망치를 각각 1.2%, 1.8%로 유지했다.
올해와 내년 인플레이션 상승률은 각각 2.1%, 1.9%로 제시했다.
강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정부의 대출과 주택 관련 조치들은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며 "한국은행은 주택시장, 가계부채 및 금융시장 동향을 계속 관찰한 후 정책을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ING 전망에 따르면 국내 경기는 완화적 거시정책, 견조한 국내 금융시장, 개선된 건설 활동에 따라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강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초에는 약한 대외 수요가 성장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반도체와 선박 등 일부 업종은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가의 경우 원자재 가격이 안정적이고 수요 압력이 크지 않아 연중 내내 2% 내외에 머물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최근의 주택 가격 및 환율 흐름은 한은의 주요 모니터링 사안으로 꼽힌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경제 리스크를 자극한다며 주택 시장 변동성에 대한 경고를 한 바 있다.
이 총재는 전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수도권 주택 시장이 다소 진정됐다가 9월 이후 서울을 중심으로 다시 과열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며 "향후 가계대출 흐름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증대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외환시장에서는 최근 미국 관세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달러-원 환율이 1,400원대 초반 수준으로 빠르게 상승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ING는 이러한 불확실성에 따라 한은이 금리 인하를 내년으로 늦출 것으로 전망했다.
강 이코노미스트는 "환율 측면에서는 원화 약세는 주로 글로벌 달러 강세 및 한·미 무역협정과 관련한 3천500억 달러 투자 약속 등 특정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았다"며 "물가가 목표 범위 내에 있고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돌고 있어도,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완화적 기조 유지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한국 기업의 미국 자회사들이 중국으로부터 제재를 받는 등 무역 긴장이 격화된 점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큰 하방 리스크로 지목됐다.
강 이코노미스트는 미·중 무역 긴장에 대해 "통화정책, 금융시장 안정성, 기업의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주요 기업들의 투자 결정이 지연될 수 있고, 성장 정책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더 무게가 실리는 환경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기업들이 신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ING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올해와 내년 연말 각각 2.50%, 2.00%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기금금리의 경우 이번 완화 국면에서 3.50%까지 도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강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행이 금리를 더 내리면 미국과의 금리차가 확대될 수 있어 한동안 2.0% 수준에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syyoon@yna.co.kr
윤시윤
syyoon@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