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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현의 채권분석] 이틀 간의 눈치 싸움

25.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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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21일 서울채권시장은 이틀 앞으로 다가온 10월 금융통화위원회를 대기하면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

전일 진행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이창용 한은 총재의 입장과 답변이 중심이 됐는데, 시장의 경계심은 더욱 커진 분위기다.

이 총재는 9월 이후 서울 중심으로 다시 과열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향후 가계대출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증대됐다고 평가했다.

유동성을 늘림으로써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피는 역할은 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스탠스도 재확인했다.

다만 최근 노무라, 씨티 등 글로벌 기관들이 한은의 금리 인하 싸이클이 끝났다고 진단하면서 시장이 연내 동결 가능성까지 높여잡고 있는 상황인데, 이를 뒷받침할 정도로 이 총재의 스탠스가 매파적이지는 않았다는 시각도 나온다.

장 마감 이후 진행된 추가 질의에서 이 총재는 부동산 시장만을 보고 금리를 내릴 수 없다는 신호를 줄 수 없다며, 통화정책의 여지를 다소 열어두기도 했다.

이 총재는 "올해 성장률이 0.9%라고 하면 굉장히 낮다"면서 "그러니까 경기를 무시하고 지금 부동산만 보고 하나도 내릴 수 없다 이런 신호를 줄 수는 없다"고 밝혔다.

달러-원 환율에 대해서도 현재의 1,420원 안팎의 환율 수준을 위기라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환율의 레벨보다는 변동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재차 언급했다.

사실 지금 당장 향후 금통위의 운신의 폭을 줄일 수 있는 발언을 내놓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효용은 그리 크지 않다.

정부의 세번째 부동산 대책까지 발표된 상황에서, 그 효과를 지켜보면서 향후 통화정책의 여러 가능성을 가늠해보는 것이 더욱 적절할 수 있다.

이같은 분위기에 따라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동안 장중 시장의 약세폭은 상당히 줄어들기도 했다.

특히 외국인이 3년 국채선물을 1만8천계약 이상 사들이기도 했는데, 이는 지난 4월 29일(2만1천260계약) 이후 약 6개월 만에 가장 많은 규모다.

시장에서는 10월 금통위까지 남은 이틀 간 소수의견이 어떤 식으로 나올지, 이 총재가 기자간담회에서 어떤 스탠스와 뷰를 보일지에 따라 선제적으로 움직이려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이미 시장이 상당히 쏠려 있는 탓에 10월 금통위의 분위기에 따라 변동성이 크게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통위 이후에는 다음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맞물린 한미 관세협상 최종 타결 등에 시장 주목도가 높을 예정인데, 이는 내년 성장 하방을 줄이는 요인으로 금리 인하 관점에서는 그리 우호적이지 않을 수 있다.

간밤 미국 국채 금리는 특별한 재료 없이 장중 국제유가가 한때 급약세를 보이자, 기대인플레이션이 하락하면서 강세 압력을 받았다.

전 거래일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0.2bp 내린 3.4570%, 10년물 금리는 2.9bp 내린 3.9810%를 나타냈다.

아울러 위험선호 분위기로 뉴욕 증시가 강한 오름세를 보였지만, 미 국채 금리의 반등까지는 야기하지 않았다.

위험선호 분위기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 관세 인하 관련 발언으로 인한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꽁무니를 뺀다)' 트레이딩도 영향을 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며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2주 후에, 한국에서 회담할 것이고, 그 자리에서 뭔가를 이룰 수 있을지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대중 관세가 최대 155%로 인상될 가능성도 있다고 위협했다.

한편, 간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이 이번 주 내로 종료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번 주에 사태가 급속히 풀릴 가능성이 있다"면서 "중도 성향의 민주당 의원이 움직여 정부를 재개하게 할 것이며, 그 시점부터는 우리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그들이 협상하길 원하는 정책들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개장 직후 관세청은 10월 1~20일 수출입 동향을 발표한다.

이날부터 23일까지 기획재정부는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2025 APEC 재무·구조개혁 장관회의를 개최한다.

수급상 국고채 30년물 교환 입찰이 3천억원 규모로 진행된다.

(경제부 시장팀 기자)

jhson1@yna.co.kr

손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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