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1일 달러-원 환율은 1,420원 초반대에서 출발한 뒤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등락할 전망이다.
시장의 시선이 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에 쏠려 있으나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워 방향성 베팅에 나서기에는 부담이 있는 상황이다.
일단 한미 양국은 한국의 대규모 대미 투자에 따른 외환시장 충격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고, 3천500억달러를 선불로, 그리고 현금으로 투자하지는 않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전날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미국이 전액 현금 투자를 요구하는 상황은 아니라면서 한국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를 찾기 위한 마지막 움직임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협상에 진전이 있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시장 충격을 줄일 장치가 마련되고 분할 투자 등으로 부담을 줄이더라도 3천500억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투자가 유발할 달러화 수요에 대한 경계감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또 전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과 만나 한미 통화스와프와 관련해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는데, 이는 전통적인 방식의 중앙은행 간 통화스와프는 추진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
과연 어떤 형태로 환시 충격을 막을 것인지 시장의 궁금증을 유발하는 대목이다.
이처럼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한 이슈가 시장에 안개처럼 퍼져있다 보니 한 방향을 바라보기 어려운 형국이다.
이에 달러-원이 글로벌 달러화와 다른 경로로 흐르거나 국내 증시가 신고점을 경신하며 급등해도 원화 강세가 펼쳐지지 않는 등 다소 이례적인 패턴들도 관찰되고 있다.
다만, 1,420원대에서의 상단 지지력은 발휘되는 분위기다.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출회되고 있고 당국 경계감도 살아 있어 상단이 무겁게 유지되고 있다.
한은의 기준 금리 인하 속도가 늦춰질 조짐 역시 달러-원 하락을 유도한다.
이창용 총재는 전날 "유동성을 늘림으로써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피는 역할은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사실상 오는 23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의 기준 금리 동결 결정을 예고한 것으로 시장은 해석하고 있다.
물론 부동산만 보고 금리를 내릴 수 없다는 신호를 줄 수는 없다고도 했지만 금리 인하에 있어 보다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현재 여건은 원화 강세를 기대하게 한다.
다만, 일본 신임 총리 선출은 엔화 약세 압력을 키워 원화 약세, 즉 달러-원 상승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이다.
강경 보수 성향인 다카이치 사나에 집권 자민당 총재는 이날 총리 지명선거를 거쳐 일본 총리로 취임할 예정이다.
전날 자민당과 제2야당 일본유신회가 연립정권 수립에 정식 합의해 일본 사상 첫 여성 총리가 등장하게 됐다.
'여자 아베'로 불리는 다카이치 총재는 대규모 양적완화, 재정지출 확대, 구조 개혁이 골자인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경제 정책 '아베노믹스'를 계승하는 인물로 평가된다.
시장이 다카이치 총재의 총리 선출을 어느 정도 반영한 상태지만 향후 행보에 따라 엔화 약세 흐름이 가팔라진다면 달러-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압박 강도를 낮추지 않으면서도 무역협정 체결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전날 미국이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과 체결한 무역협정처럼 중국과도 매우 공정한 협정을 체결할 것이라며, 협정을 맺지 못하면 11월 1일부터 대중 관세율이 최대 155%로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희토류로 우리를 위협했고, 나는 관세로 맞섰다. 그러나 나는 항공기와 같은 다른 많은 것들로 그들을 위협할 수 있다"면서 중국을 압박할 선택지가 많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결국 중국과 환상적인 협정을 맺게 될 것"이라며 "훌륭한 무역 협정이 될 것이고 양국에 환상적일 뿐 아니라 세계 전체에 환상적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달러-원은 이날 오전 2시에 끝난 야간 거래에서 정규장 종가 대비 1.60원 높은 1,420.80원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이날 1,419.3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35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419.20원) 대비 2.45원 상승한 셈이다. (경제부 시장팀 기자)
ywshin@yna.co.kr
신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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