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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인도 IPO가 가져올 '나비효과' 어디까지

25.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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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목표가 줄줄이 상향…주가도 동반 반등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LG전자[066570]의 주가가 지난 20일 코스피 시장에서 8% 이상 오르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단순한 실적 호조가 아닌, 인도법인 기업공개(IPO)가 촉발한 '밸류업 기대감'이 주가 상승의 근본적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불확실한 대외 환경 속에서도 수익성을 방어하며 글로벌 성장 모멘텀을 입증한 점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 인도법인 IPO 성공…모회사 시총 넘어서

2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14일 인도 자회사 LG Electronics India Limited(LGEIL)를 인도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청약 경쟁률 54:1이라는 기록적인 수요를 모으며 공모가는 밴드 상단에 확정됐고, 상장 첫날 시초가는 공모가 대비 50% 가량 급등했다. 이로써 자회사의 시가총액은 18조7천억원에 달해 모회사인 LG전자 본사(13.7조원)를 웃돌았다.

현재 LG전자의 본사 시총도 최근 주가 상승에 힘입어 14조원을 넘어섰지만, 여전히 인도법인이 본사 시총을 웃돈다.

자회사의 주가 수준은 2026년도 예상 수익의 40배 수준으로, 인도법인은 LG전자 영업이익의 약 12%를 차지하지만 향후 성장 잠재력을 그만큼 반영했다는 의미다.

LG전자는 보유 지분의 15%를 처분해 약 1조8천억원의 자금을 국내로 조달했다. 이 자금은 향후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주완 LG전자 CEO와 아쉬쉬 차우한 NSE CEO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인도 가전 시장 성장세에 수혜 기대

인도는 14억명의 인구를 보유한 세계 1위 인구 대국이다. 도시화율은 36%로 글로벌 평균(57%)보다 낮지만 중산층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어 내수 소비력이 폭발 직전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인도의 냉장고(35%), 세탁기(22%), 에어컨(13%), 전자레인지(4%) 등 가전 보급률은 여전히 낮다. 가전 시장 규모는 현재 약 410억 달러에서 2029년 730억 달러로 연평균 14%의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이 시장의 절대 강자다. 제품별 시장 점유율은 세탁기 33.5%(2위와 16%p 차이), 냉장고 29.9%, TV 27.5%, 에어컨 18.2%, 전자레인지 48%로,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다.

1997년 인도 진출 이후 30년간 현지 환경에 맞춘 제품 설계, 800여 개 브랜드숍과 서비스망을 앞세워 인도 소비자 기반을 탄탄히 구축했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수요 확장을 겨냥해 'Essential' 라인업을 선보였다. 인도에서는 여전히 원도어 냉장고와 반자동 세탁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LG전자는 이 수요층이 프리미엄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하는 전환점을 노리고 있다. 또한 인도 스리시티에 건설 중인 인도 세 번째 공장은 2026년부터 에어컨 컴프레서 부품 생산을 시작으로 순차적인 가동 확대가 예상된다.

◇불확실성 속 수익성 방어 확인…신용 평가도 긍정적

대외 환경도 무시할 수 없는 주가 상승 요인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강화로 글로벌 제조기업들이 압박받는 가운데, LG전자는 생산 거점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스윙 생산' 전략으로 관세 영향을 최소화했다.

3분기 잠정 매출액은 21조9천억 원(전년비 1.4%↓), 영업이익은 6천889억 원(전년비 8.4%↓)으로 컨센서스를 웃돌았다.

NH투자증권의 황지현 애널리스트는 "여러 불확실성 속에서도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수익성 기록하며 사업 역량을 증명했다"라며 "또한 인도 법인의 성공적인 IPO로 신흥국 시장에서 성장 모멘텀을 확보했음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신용평가사들의 긍정적 평가도 나왔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인도법인 IPO가 모회사 신용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분 매각으로 약 1조8천억 원의 현금이 유입돼 부채비율이 141.1%에서 131.6%로, 순차입금 의존도는 11.7%에서 8.3%로 개선될 전망이다.

한신평은 이를 신용등급 상향 요인으로 지목했으며, 국내 3대 신평사 모두 LG전자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로 유지하고 있다.

LG전자 올해 주가 일일 추이

[출처: 연합인포맥스]

◇ 증권가 목표가 줄줄이 상향…"본사 가치 재평가 신호"

IPO 성공과 수익성 방어, 인도 시장의 성장 스토리가 맞물리면서 증권가도 일제히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NH투자증권과 SK증권, 현대차증권, 키움증권, 메리츠증권은 모두 인도 법인 IPO 이후 LG전자의 목표가를 상향했다.

목표가는 11만원~11만8천원으로 현재가인 9만1천원 대비 21~30%가량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평가다.

이러한 평가에 20일 LG전자 주가는 8% 이상 급등 마감해 시가총액 15조원에 육박했다.

인도 IPO를 계기로 저평가된 본사 주가에 밸류를 재평가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현대차증권의 김종배 애널리스트는 "이번 IPO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한 재원을 확보했다는 점은 주요 시사점"이라며 "이 현금이 HVAC(난방·환기·공조시스템)·로보틱스 등 신사업 투자, 주주환원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등에 쓰일 것"으로 전망했다.

즉, 주가 급등은 단순한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LG전자의 글로벌 성장 스토리가 시작됐음을 보여주는 '나비효과'의 첫 신호탄일 수 있다는 것이다.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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