팰리서캐피탈, LG화학에 이사회 개편·자사주 매입 등 제시(종합)

스미스 CIO "순자산가치 대비 74% 할인…회사와 열린 대화 희망"

엘리엇 출신이 설립한 헤지펀드…삼성물산·SK스퀘어에 제안 이력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해외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출신이 설립한 팰리서캐피탈이 LG화학[051910]에 이사회 개편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제시했다.

팰리서캐피탈은 22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LG화학 주식이 국내 대기업 가운데 가장 저조한 수준인 순자산가치(NAV) 대비 74% 할인된 주가에 거래되고 있으며, 69조원(483억달러) 규모의 가치 격차가 존재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팰리서캐피탈은 LG화학 지분 1% 이상을 보유한 장기 주주로서 상위 10대 주주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팰리서캐피탈은 LG화학의 현재 주가가 하강세에 접어든 석유화학 업종을 기준으로 형성돼 있으며, 국내 시가총액 3위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 지분 79%의 가치가 모회사 시가총액의 3배에 해당하지만 이를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결책으로 팰리서캐피탈은 이사회 구성 개선과 주주 이익에 부합하는 경영진 보상 제도 개편, 수익률을 지향하는 자본배분 체계 시행, 79%에 달하는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현물 대가로 활용하는 자사주 매입, 장기적인 주가 저평가 관리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현재 LG화학 사외이사(독립이사)들에 대해 팰리서캐피탈은 기업 경영 전문성이 부족한 학계 출신으로만 구성돼 있으며 주주 권익을 옹호하는 인사가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영진을 상대로 이의를 제기하고 조언하는 동시에 소수주주의 권익을 지킬 수 있는 독립이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영진 보상도 주가와 연동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주수익률을 극대화하는 자본배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팰리서캐피탈은 현재 LG화학의 주가가 크게 저평가된 상태임을 감안하면 자사주 매입이 추가 위험 없이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팰리서캐피탈은 LG화학이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 지분 현물을 대가로 지급해 LG화학 주주로부터 자사주를 사들이면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팰리서캐피탈은 LG화학이 이 같은 방안을 기한 없이 장기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팰리서캐피탈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발표를 2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13D 모니터의 투자자 서밋에서 공개했다.

제임스 스미스 팰리서캐피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LG화학이 'LG 웨이' 경영철학을 구현하는 대담한 구상을 채택하는 동시에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정부의 기업 및 경제 개혁, 이재명 대통령의 '코스피 5000' 비전을 뒷받침하는 막중한 책임을 이행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팰리서캐피탈은 회사 및 최고 경영진과의 건설적인 관계를 소중히 여기며, LG화학이 완전한 잠재력을 실현하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열린 대화를 지속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영국에 본사를 둔 팰리서캐피탈은 엘리엇 홍콩 사무소를 이끌며 한국 투자를 담당했던 제임스 스미스 CIO가 설립한 헤지펀드다. 2015년 삼성물산[028260], 2018년 현대자동차[005380]를 대상으로 하는 캠페인에 관여했다.

앞서 팰리서캐피탈은 삼성물산[028260]과 SK스퀘어[402340]에도 주주가치 제고를 요구하는 공개 서한을 보냈다. 이때도 핵심 요구 가운데 하나는 자사주 매입을 통한 저평가 해소였다.

올해 소수주주 권익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상법이 두 차례 개정되며 행동주의 캠페인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날 공개된 팰리서캐피탈의 제안은 그 신호탄으로 평가됐다.

h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