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공사채 발행시장의 호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한국도로공사 홀로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이 옅어지면서 크레디트 시장의 부담도 가시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점은 경계감을 높이는 요소다.
다만 공사채 투자심리 전환보다는 도로공사 채권의 개별 이슈 및 초장기물에 대한 수요 위축 등이 영향을 미친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부진 거듭하는 도로공사, 20년물 유찰도
22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전일 도로공사는 10년과 20년물 채권 발행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다. 발행 예정액은 만기별로 1천억원 내외였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입찰 후 20년물 유찰을 택했다.
대신 10년물을 1천600억원어치 찍기로 했다. 가산금리(스프레드)는 동일 만기 민평금리 대비 4bp 높은 수준이다.
도로공사의 부진은 이번 입찰만이 아니다.
앞서 도로공사는 지난 16일 입찰에서 5년물과 10년물 모두 동일 만기 민평보다 높은 스프레드로 찍기로 했다.
30년물의 경우 'AAA' 특수채 민평 대비 낮은 금리를 형성했으니 이전보다 강세 폭이 줄었다.
같은 날 입찰에 나선 다른 공기업들이 민평과 같거나 낮은 금리로 발행 스프레드를 결정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이어 이번 입찰에서는 유찰을 택하면서 부진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채권시장에서는 초장기물에 대한 투자 심리 위축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다른 해와 달리 올해는 연말에도 30년물 국고채 입찰 물량이 많은 편이다 보니 크레디트까지 보험사가 적극적으로 매수하는 분위기는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30년물을 중심으로 한 초장기채의 금리 매력이 옅어진 점도 부담 요소다.
최근 금리 인하 기대감이 옅어지면서 국고채를 필두로 3년과 10년물 등의 금리 상승세가 두드러졌지만 30년물은 상대적으로 약세 폭이 덜한 분위기다.
출처 : 연합인포맥스 '종합화면'(화면번호 5000)
채권시장 관계자는 "도로공사 등 일부 공사채의 경우 30년물도 3%대 금리에 미치지 못하다 보니 수요가 미진한 듯하다"며 "도로공사의 경우 최근 발행이 많았던 데다 BIS 위험가중치 제로(0)인 종목도 아니라는 점도 부진의 배경일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연합인포맥스 '발행사 만기별 Credit Spread'(화면번호 4788)에 따르면 입찰 전일 도로공사의 30년물 개별 민평은 2.884% 수준이었다.
◇계속되는 스프레드 부담…투심 향방은
크레디트 시장에 대한 달라진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한동안 국고채 금리 상승에도 크레디트물은 국고채와의 금리 차를 좁히면서 강세를 지속해왔다.
하지만 연내 기준금리 동결 관측 등에 힘이 실리면서 크레디트물의 조정 가능성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앞선 증권사 채권 딜러는 "연내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계속 나오는 상황에서 크레디트물이 이미 너무 비싸진 상황이다 보니 더 강해지긴 어려워 보인다"며 "연말로 가면서 크레디트 조정 가능성을 보는 곳도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전일에도 도로공사를 제외하면 공사채 발행 호조는 계속됐다.
한국철도공사(AAA)의 경우 5년물 1천100억원을 동일 만기 민평 대비 1bp 낮게 찍기로 했다.
한국공항공사(AAA)는 3년물 900억원을 개별 민평보다, 세종도시교통공사(AA+)는 5년물 300억원을 등급 민평보다 낮게 발행키로 했다.
다만 공사채의 경우 레포펀드발 활황에 힘입은 여전채 등의 크레디트물 대비 강세 폭이 옅어진 상황이다.
회사채 역시 여전채 강세에 맞춰 스프레드 축소세가 두드러졌으나 공사채는 종목 및 만기에 따라 분위기에 차이를 보이고 있다.
다른 채권 시장 관계자는 "레포펀드 수급으로 여전채를 필두로 크레디트물의 훈풍이 이어지곤 있지만 상대적으로 국고채 스프레드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공사채는 종목에 따라 분위기가 드러나고 있다"며 "크레디트 시장의 강세가 이어지곤 있지만 공사채의 경우 내달 발행부턴 다소 타이트해질 수도 있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phl@yna.co.kr
피혜림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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