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AC 보험사 투자 관련 임원·실무진 홍콩서 모여
투자등급·자산담보금융도 주목
(홍콩=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참여한 분들의 90%가 사모자산 배분을 늘릴 거라는 게 놀랍지 않네요"
글로벌 공적 연기금 협회(AIF)와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가 홍콩 센트럴 금융 중심가에서 '아시아태평양(APAC) 보험사 투자자 심포지엄'을 열었다.
100여개 미국 및 유럽의 연기금 및 기관투자자들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AIF는 정삼영 연세대 교수를 필두로 2022년 AIF APAC을 출범한 뒤 한국, 도쿄, 홍콩 등 아시아까지 활동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전통 공모자산인 주식과 채권을 60대 40으로 할당하는 전형적인 자산배분 전략에서 벗어나 '사모신용(Private Credit)'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최근 아시아 보험사들의 추세에 걸맞게 글로벌 최대 대체투자 운용사인 아폴로와 함께 이번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아시아 금융 허브인 홍콩에서 열린 만큼 홍콩뿐 아니라 중국, 한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활동하는 보험사 투자 관련 임원 및 실무진 60여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아시아태평양 생명보험사 FWD 그룹, 캐나다 보험사인 선라이프(Sunlife)의 홍콩 담당 헤드, 미국 내 연금보험 1위 보험사인 아테네(Athene), 글로벌 자산관리 기업인 머서(Mercer) 소속 싱가포르 등 아시아 대체투자 분야 전문가를 비롯해 골드만삭스 대만 지역 생명보험 전문 담당자, UBS 일본의 파생상품 및 설루션 구조화 헤드 등이 함께 했다.
◇보험사 투자자금 흘러갈 사모신용…'담보 금융' 부상
아시아태평양 보험사들은 앞으로 가장 중요한 투자 전략으로 다각화를 꼽으며, 그를 위해 자산포트폴리오에 추가하거나 비중을 확대할 자산군으로는 사모신용을 지목했다.
아시아태평양 보험사 한 투자 담당 대표는 "스프레드가 최저치에 도달하고 변동성이 역대 최저에 근접한 환경 속 적절한 자산을 소싱하는 것이 더욱 시급해졌다"며 "사모자산과 구조화상품 등 전략적이고 장기적인 방법으로 유동성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 훼손, 미국 정부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 등과 같은 이벤트들이 과거와 다르게 금융시장을 뒤흔드는 재료로 작용하지 않고 있다. 스프레드 확대 등 금융시장 내 훨씬 더 큰 반응을 유도했어야 할 사건들이다.
보험사 한 임원은 "우리는 60대 40보다는 채권을 95% 보유하고 있다"며 "그중 3분의 1은 공모이고 3분의 2는 사모 구조화 상품"이라고 말했다.
사모신용 중에서도 투자등급(IG)의 사모신용이 가장 주요한 자산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껏 투자해온 공모자산을 벗어난 자산배분을 위해서는 각 조직 내 리스크위원회를 설득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비투자등급 사모신용까지 내려가기 어렵다.
중화권 FICC 담당 헤드는 "보험사 자산배분을 보면 과거에는 주로 공모주식이 많았으나 이제는 고정 수익이 아닌 자산군(non-fixed income)의 다각화를 얘기할 때"라며 "사모 주식(Private Equity)이나 부동산 주식을 추가할 수 있다. 사모주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G 사모신용 내에서 가장 주목하는 자산군으로는 인프라 대출(Infra Debt)과 함께 자산담보금융(ABF)이 언급됐다. 신용대출, 자동차대출,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자가 보유한 자산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회사채보다 더 높은 스프레드를 취할 수 있는 APF는 리스크 대비 스프레드 수준이 매력적이다.
현재 20조 달러 규모까지 커진 ABF 시장은 거의 90%가 투자등급 또는 투자등급에 준하는 자산으로, 안정성 측면에서도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게 APAC 보험사 투자 담당자들의 시각이다.
◇흔들리는 달러…'금' 선호 계속
아시아태평양 지역 환율에 대해서는 달러 대비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현재보다 더 저렴한 환율이 필요하지 않은 중국 위안화는 오히려 약간의 평가절상이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해석됐다. 장기적으로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가 좁혀지면서, 최근 약세를 보인 일본 엔화도 6~12개월 후 상승할 것으로 언급됐다. 글로벌 사이클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한국은 환율이 가장 많이 상승할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아시아 투자자들이 과거보다는 더 많이 헤지(hedge·위험 분산)하고, 미국 자산에 새롭게 투입하는 자금의 비율을 줄일 수 있다고 예상됐다.
달러 외 자산으로의 다각화가 이루어지면서 '금'과 관련한 테마가 선호될 것이라고도 전망됐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재정 우려가 금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는데, 금을 선호하는 경향이 계속될 수 있다고 봤다.
미국 금리 전망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중 1~2차례 추가로 금리를 인하한 뒤 내년에도 두 차례 더 인하하며 중립금리 수준으로 낮출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국 소비자가 관세 비용의 약 3분의 2를 지불하면서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약 1% 정도 영향을 미치겠지만, 이는 일회성 요인일 것으로 판단했다. 관세 영향이 대부분 반영되는 시기는 내년 중반으로 언급됐다.
외부 시각과 달리 중국은 관세 여파가 크지 않다는 중국 지역 담당자의 진단도 공유됐다.
그는 "중국과 미국 간의 무역이 지난 5년 동안 매년 감소하면서, 중국은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이미 다각화했다"며 "지난주 중국 주요 15개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만나보니 현재 중국의 어느 기업도 관세를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 소비 데이터 이면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년간 소비 관련 데이터가 실망스러울 수 있지만, 사실 중국에서 고객은 더 많은 소비를 하고 있다"며 "가격 경쟁으로 인해 명목 수치에 반영되지 않을 뿐"이라고 말했다.
hrsong@yna.co.kr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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