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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대학기금 러시②] 'K-경쟁력' 정통한 운용사 선호…SEC 비히클 마련 과제

25.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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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 로컬 파트너 물색 위해 국내 자본시장 접촉…트랙레코드가 핵심

(서울=연합인포맥스) 양용비 기자 = 해외 대학기금이 국내 자본시장을 노크하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단기적인 투자를 하지 않고, 중장기적인 투자를 하는 만큼 한국 시장이 상승 국면의 초입이라고 판단했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학기금을 포함한 글로벌 연기금은 지역마다 자산을 배분해 투자를 진행한다. 장기적인 계획안에서 투자하는 만큼 로컬 파트너 찾기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최근 하버드나 MIT가 국내 자본시장과 접촉한 것도 장기적인 파트너를 물색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22일 "글로벌 연기금에게 한국 시장은 이머징 시장이라고 하기엔 선진 시장이고, 선진 시장이라고 하기엔 이머징 시장이라 애매한 포지션이었다"며 "다만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 한국을 이머징 시장이라고 본다면 여러 국가 중 가장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이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등 제조업 전반에 기반이 잘 갖춘 것에 비해 기업가치가 낮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 때문에 최근 해외 연기금은 한국의 기업 거버넌스 개선 분위기에 맞춰 로컬 파트너와 함께 증시 개선 효과를 누리겠다는 계획이다.

자산운용업계에선 결국 트랙레코드가 해외 기금을 파트너로 끌어들일 수 있는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장기간 파트너십을 맺는 만큼,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운용한 투자사라는 점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해당 관계자는 "해외 기금은 한국에서만 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기업에 투자하고 싶어한다"며 "이같은 동향이나 투자를 핸들링할 경험을 갖추고, 펀드를 액티브하게 운용할 수 있는 곳들을 선호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연기금의 자금을 운용한 경험이 있는 자산운용사 대부분이 강조하는 것도 트랙레코드다. 대학기금 규모가 천문학적인 만큼 굵직한 트랙레코드가 국내 파트너 선정에 당락을 좌우한다는 설명이다.

B 투자사 관계자는 "한국의 운용사들도 고유의 스타일이나 철학에 맞게 운용할 수 있는 역량이 높아졌다"며 "해외 LP들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연기금이 한국 시장을 두드리면서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연기금의 자금을 굴리는 운용사의 입장에선 글로벌 스탠다드 기준으로 지배구조 개선, 소액주주 권리 보호, 주주환원의 이야기를 할 책임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증시 개선의 선순환 사이클을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제도도 갖춰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B 투자사 관계자는 "미국 연기금이나 운용사의 경우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등록할 수 있는 비히클을 원한다"며 "SEC에 등록하지 못하면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하는 만큼, 애초에 보지 않으려는 경향도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연기금들이 투자하기 쉬운 비히클에 대해 정부가 업계의 이야기를 청취하고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MIT 전경

ybyang@yna.co.kr

양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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