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인프라 결합한 데이터센터 열풍…과열 경계론도
(도쿄=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만일 당신에게 투자 기회가 온다면 데이터 센터입니까? 아니면 오피스입니까"
글로벌 인공지능(AI) 열풍이 주식 등 전통자산을 넘어 대체투자 영역으로 번지면서 데이터센터가 화두로 떠올랐다. 글로벌 금융 허브로 도약을 선언한 도쿄에서 초대형 기관 투자자들은 대체자산군 중에서 부동산의 재평가 가능성에 주목했다.
24일 글로벌 투자기관 투자자들은 전날 도쿄 니혼바시에서 열린 '2025 AIF APAC Investors' Forum' 부동산 투자 세션에서 시장 현황과 전망을 논의했다.
지난 코로나 사태 이후 고령화와 재택근무 확산 등으로 상업용 부동산은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현장에서는 부동산 가격이 '바닥 통과' 혹은 '추가 하락 대기'라는 선택지 사이에서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
다만 부동산이 반등할 가능성에 대한 관심은 분명히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A글로벌 은행 투자자는 "불과 6개월 전만 해도 PE(사모주식)나 사모신용에 대한 관심이 더 컸는데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3월 유럽 최대 부동산 행사인 '미핌(MIPIM)'에 참석해 이틀간 17건의 미팅을 했는데, 이 중 15곳이 '상승' 전망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B신탁사 투자자는 "현재 가격은 공정가치에 근접했다"라며 "다른 사모자산(사모신용·대출·인프라)은 이 정도 규모의 가격 조정을 겪지 않았다. 반면 부동산은 큰 폭의 재평가를 이미 거쳤다"고 말했다.
특히 현장의 관심은 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투자에 집중됐다. 데이터센터는 부동산과 인프라가 결합한 투자 성격을 갖고 있다는 진단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C운용사 투자자는 "중동은 기존에 자금조달 허브에서 투자지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풍부한 전력과 낮은 인건비, 넓은 부지, 유럽·아시아·아프리카의 중간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막대한 국부펀드 자금과 신속한 인허가를 바탕으로 데이터센터의 유망한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데이터센터 투자에 대한 신중론도 제기됐다.
D보험사 투자자는 "데이터센터에 대해 긍정적이지만, 임차인이 소수 빅테크에 집중되는 점은 걱정스럽다"며 "오픈AI 등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 표면상 신용 위험은 없어도 이러한 단일하게 집중된 위험을 분산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C 투자자는 "하이퍼스케일러는 데이터센터와 전력 수요가 필요하다"며 "한 곳으로 다른 업체도 몰릴 수밖에 없다"며 수요가 확장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현재 데이터센터 투자가 과열됐다는 우려도 나왔다. 언젠가 데이터센터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
동시에 연준의 금리 인하 축소와 인플레이션 경계감도 제기됐다.
A는 "대다수는 금리 인하를 예상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재가속하고 금리가 반등하는 추세라면 부동산 투자자에게 악몽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열기가 높아도 지정학적 우려나 정부 규제 등 부동산 투자의 룰을 바꿀 만한 변수가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ybnoh@yna.co.kr
노요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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