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최근 미국 금융시장에서 일련의 부실 대출과 업체 파산 등에 신용 불안이 커졌지만, 크레디트 시장 지표는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금융시장이 특유의 안일함에 빠져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23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3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최근 자동차 담보대출 업체 트라이컬러가 파산한 것과 관련, "바퀴벌레가 한 마리 나타났다면 아마도 (실제로는) 더 많을 것"이라며 "모두 이에 대해 미리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트라이컬러에 이어 유사한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리마렌드 캐피털(이하 프리마렌드)이 최근 파산보호 절차(챕터 11)를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자동차 딜러 업체들은 신용등급이 낮은 고객을 상대로 차량을 판매하면서 고금리 대출을 병행하는데, 프리마렌드와 같은 대출업체들이 이 같은 딜러 업체에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렇게 월가의 신용시장 관련 우려가 더해지는 상황에서도 크레디트 지표는 다른 신호를 내고 있다.
투자등급 미만의 정크본드가 모인 하이일드 채권시장을 추적하는 SPDR 블룸버그 하이일드 채권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 한 달 동안 낙폭이 1% 미만에 그쳤다.
SPDR S&P 지역은행 ETF는 같은 기간 6% 급락했는데, 이는 주로 자이언스 뱅크코퍼레이션과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크코퍼레이션의 부실 대출과 관련한 대손충당금 소식이 전해진 뒤에 나타났다.
정크본드와 무위험 자산인 국채의 금리 스프레드는 파산과 부실 대출 소식이 전해진 직후 일시적으로 50bp 미만까지 확대됐으나 재차 축소되어 약 30bp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 1998년 기록한 역사적 저점과도 가까운 수준이다.
시장의 여러 불안에도 정크본드 투자자들은 크게 반응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채권 운용 기관인 인트레피드 캐피탈의 헌터 헤이스 매니저는 "지난 몇 달은 정말 이상한 시기였다"며 "긴장할 이유도 많고 마음에 들지 않는 점도 많았지만, 크레디트물은 여전히 완벽한 시나리오를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크본드 전문가이자 프리드슨비전 하이일드 스트래티지의 마티 프리드슨 최고경영자(CEO)는 "최근의 사태들은 금융 시스템 전반에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다만, "개별적인 파산의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며 "신용시장은 매우 크고 다양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ICE 지수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와 소비재 부문은 각각 전체 하이일드 시장 가치의 3.1%와 3.7%에 불과하고, 파산한 트라이컬러와 더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금융 서비스 부문은 8%를 차지한다.
프리드슨 CEO는 "이들 산업 내 모든 발행사가 퍼스트 브랜즈나 트라이컬러에서 드러난 문제에 노출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최저 등급(CCC) 회사채 비중이 작아지는 등 정크본드 시장이 과거보다 질적으로 개선됐고, 투자자들이 넘쳐나는 자본으로 위험 감수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도 거론된다.
그럼에도 결국 크레디트 시장의 추가적인 압박은 불가피하다는 경고가 이어진다.
에곤 자산운용의 레버리지 금융 책임자 짐 셰퍼는 "2008~2009년 같은 위기까지 가진 않겠지만, 크레디트 스프레드가 확대되고 부도율이 상승하면서 하이일드 채권과 대출 시장(loan market)에서 구조조정 사례가 더욱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스프링의 노아 와이즈 수석 매니저는 "(실체는 그렇지 않은데) 투자자는 지금의 위험 수준에 대해 보상을 충분히 받지 못하는 것일 뿐"이고 강조했다.
도이체방크의 스티브 카프리오 크레디트 책임자는 "레버리지 대출과 사모 신용 시장에서 압박 요인이 더욱더 많아진다면 시장도 주목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ywkwon@yna.co.kr
권용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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