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2022년 10월 27일 '회장'이라는 공식 직함을 부여받은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올해로 취임 3주년을 맞았다.
3년 전 '위기의 삼성'이라는 헤드라인은 이제 '역대 최고 매출'과 '전례 없는 전성기'라는 타이틀로 바뀌었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징역형을 선고받고 가석방과 복권 과정을 거쳐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 회장은 조용하지만, 단호한 리더십으로 삼성의 전성기를 다시 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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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흥에서 다시 시작된 新도전…반도체 '초격차' 경영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취임 3주년과 관련한 별도의 기념행사나 메시지를 준비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말보다는 성과로 보여주겠다는 그의 평소 지론에 따른 것이다.
이 회장은 2022년 10월, 그해 3분기 회사가 '어닝쇼크'를 기록하며 위기감이 고조되자 강력한 리더십을 요구받으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복권된 직후 그가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바로 삼성전자 기흥 캠퍼스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기공식이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반도체 사업의 핵심 전략으로 '초격차' 기술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기흥캠퍼스는 1983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64K D램 개발을 시작하며 삼성 반도체 역사가 태동한 상징적 공간이다. 이후 글로벌 반도체 강자로 도약하는 출발점이자 '초격차'의 초석이 다져진 현장이기도 하다. 당시 이 회장은 "40년 전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 첫 삽을 뜬 기흥사업장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고 선언하며 초격차 전략의 본격적인 재가동을 예고했다.
이 회장이 취임 직후 가장 먼저 내세운 과제도 '반도체 초격차' 복원이었고, 이는 TSMC에 밀려 점유율이 흔들리고 AI 수요 변화에 뒤처졌던 당시 상황과 맞물려 절박한 과제였다. 그는 미국·대만·일본 등 주요 글로벌 공급망 현장을 직접 방문하며 고객사 네트워크를 재정비했고, 평택·기흥 생산라인 투자를 대폭 앞당겼다. 아울러 파운드리 사업부를 고객 중심으로 개편해 AI 칩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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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만에 분기 매출 역대 최대…수주 낭보 잇따라
이러한 전략은 2~3년 만에 뚜렷한 성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최근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2조1천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1.81% 증가했다고 잠정 발표했다.
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이후 5분기 만에 10조원대를 회복했다. 분기 매출은 86조원으로 사상 처음 80조원을 넘어섰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6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는 범용 D램 가격 상승과 HBM 사업의 정상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회사는 HBM3E 12단 제품의 고객사를 다변화하며 출하량 확대에 성공했으며, 파운드리사업부는 가동률 회복으로 적자폭을 줄였을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테슬라로부터 역대 최대 규모인 23조원 규모의 반도체 수주를 따낸 데 이어, 애플 아이폰용 이미지센서 납품 계약까지 성사시켰다.
또한 차세대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의 엔비디아 공급 준비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향후 실적 모멘텀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 전체 메모리 시장에서 27조7천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약 25조원에 그친 SK하이닉스[000660]를 제치고 글로벌 1위 자리를 탈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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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적 회복에 주가도 10만원대 육박…주주가치 제고
삼성전자[005930]의 주가도 이 회장이 취임 당시였던 5만원대에서 현재는 10만원대에 육박했다.
지난 24일 기준 삼성전자의 주가는 9만8천800원, 시가총액은 584조8천600억원에 달했다. 이는 3년 전 취임 당일 주가인 5만9천500원에 비해 66%가량 오른 것이다. 시총도 355조2천억원에서 60% 이상 늘었다.
외국인 보유 비중은 당시 49.75%였던 데서 52.13%로 2.38%P 증가했다. 외국인들의 삼성전자 보유 비중은 지난해 8월 56%까지 늘었다가 다시 줄어든 수준이다.
이 회장은 회장 취임 직후부터 준법감시위원회 체계를 강화하고, 배당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주주 친화 전략을 전환했다.
특히 지난해 주주가치 제고 등을 위해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2017년 9조3천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이후 7년 만이었다. 주가가 4만원대까지 떨어지면서 주가 부양에 나선 것이다.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은 파운드리 수율 안정화, 설계 생태계 확충,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 등 내부 과제를 안고 있다. AI 인프라 수요에 맞춰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평택·테일러 공장의 수익성 확보도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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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재를 다시 '삼성'으로…5년간 6만명 채용 약속
특히 삼성은 글로벌 관세 전쟁 등 어려운 여건에도 채용 규모를 계속 확대해 왔다.
이 회장은 지난 8월 대통령실에서 미국 순방에 앞서 열린 경제단체 및 기업인 간담회에서 "대미 투자와 별개로 국내에서도 지속적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할 수 있게 관련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후 삼성은 지난달 향후 5년간 6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국내 그룹 중 가장 큰 규모인 연간 1만2천명 채용 계획을 제시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주요 부품사업과 미래 먹거리로 자리 잡은 바이오 산업, 핵심기술로 급부상한 인공지능(AI) 분야를 위주로 채용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삼성은 지난 25일부터 이틀간 입사 지원자를 대상으로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실시했다.1995년 하반기 신입 공채 때 처음 도입된 GSAT는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이렇게 채용된 이들은 앞으로 삼성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게 된다.
삼성이 발표한 이번 대규모 채용 계획은 단순한 인력 확충을 넘어, 삼성이 AI·반도체 시대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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