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금융당국이 보험사에 대해 듀레이션 규제 도입을 예고하면서 내년 보험사들은 자산부채관리(ALM) 관리 역량을 더욱 끌어올려야 한다.
27일 보험업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오는 2027년 경영실태평가 중 금리리스크 평가 항목으로 듀레이션 갭을 신설하기로 했다.
듀레이션은 금리 변동 시 자산과 부채의 가치가 얼마나 변화하는지 나타내는 민감도다. 듀레이션 갭이 0에 가까울수록 금리 변동 시 순자산 가치가 작고, 벌어질수록 순자산의 변화도 크다.
금융당국은 듀레이션 규제를 신설하면서 보험사들이 ALM 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당초 최종관찰만기 30년 확대 일정을 2027년까지 계획했으나, 금리 인하기 보험사들의 부채 관리 부담을 줄이고자 이를 2035년까지 넓혔다.
시가평가 대상이 되는 보험부채의 최종 만기가 늘어나는 것을 미뤄둔 대신 금융당국은 자산과 부채의 만기를 일치하도록 해 금리 변동성에 따른 자산 변동을 억제하라고 주문한 것이다.
새로운 규제가 도입되는 만큼 내년은 일종의 유예 기간으로 보험사의 ALM 관리 역량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당장 보험사들에 몇 년 이내의 듀레이션 갭을 유지하라고 강제하는 것보다는 듀레이션 갭을 어느 정도 수준까지 좁힐 수 있는지 파악한 뒤 규제 수준을 정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듀레이션 갭이 금리 리스크와 지급여력(킥스·K-ICS) 비율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던 지표였던 만큼 이를 직접적으로 규제하면서 관련 정의를 내리고 통계 자료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7월 보험협회, 보험사들과 듀레이션 관리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몇 년 수준의 듀레이션 갭 한도나 판매 제한 등 여러 방안 고려하긴 했지만, 듀레이션에 대한 통계도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만큼 내년 보험사들의 관리 방향을 보면서 적절한 수준으로 규제 레벨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듀레이션 갭을 잘 관리한 보험사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2분기 기준 한화생명의 듀레이션 갭은 마이너스(-) 0.08년, DB손해보험은 -0.8년, 미래에셋생명은 1.01년, 삼성생명은 1.4년, 현대해상은 3.01년 등이다.
보험사가 듀레이션 관리를 위해선 과도한 장기보험 판매를 억제하고, 장기채 등 장기 자산을 보유할 필요가 있다.
보험사들은 채권선도를 주로 활용해 장기 자산을 늘려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듀레이션 갭이 0으로 가는 것이 리스크 측면에서는 가장 좋은 방향"이라면서도 "다만 이를 위해선 비용이 발생하고, 전략적으로 어느 정도의 금리 리스크를 노출시키면서 듀레이션 갭 한도를 설정하는 것도 있어 조율을 잘해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sylee3@yna.co.kr
이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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