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23 hwayoung7@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27일 서울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예상을 밑돈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달러-원 환율에 제한적인 하방 압력을 가할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미국 CPI보다 달러-엔 환율이 달러-원에 더 큰 영향을 미치면서 롱포지션이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앞서 미 노동부에 따르면 전월대비 기준 9월 전품목(헤드라인) CPI는 0.3%, 근원 CPI는 0.2% 각각 오르며 시장 예상치(0.4% 및 0.3%)를 모두 밑돌았다.
전년동월대비 기준으로는 헤드라인과 근원 CPI 모두 3.0% 상승했지만, 두드러진 상승폭은 아니었다.
지표 발표 이후 달러인덱스는 한때 98.728까지 하락했고, 달러-원 환율은 연장거래 시간대에 1,439원대에서 한때 1.435.50원까지 밀렸다.
다만 시장이 이미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기대를 상당 부분 반영한 데다, 미중 무역갈등 완화 기대가 맞물리면서 달러는 상승 전환했다.
이에 달러-원 환율도 하락분을 대부분 되돌렸다. 지난 25일 새벽 2시에 끝난 야간거래에서 달러-원은 정규장 종가보다 2.30원 오른 1,439.40원에 거래를 마쳤다.
A은행 딜러는 "CPI가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미국의 제조업과 서비스업 지표가 개선되면서 미국의 경제가 여전히 탄탄하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 속도가 예상보다 완만한 이유는 경기 및 수요 둔화와 함께 관세 효과가 분산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주거비를 중심으로 서비스 가격의 둔화가 지속되고 있고, 낮은 기저효과와 관세 영향에도 상품 가격의 반등은 급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9월 데이터를 끝으로 3분기 근원 CPI가 3.1%로 마무리된 상황에서 미국 CPI는 월평균 0.3% 속도로 오르며 연말에는 3.2~3.3%까지 고점을 높여갈 전망"이라며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도 8월 2.9%에서 4분기 평균 3.2%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미 연준은 뚜렷해지는 인플레이션 경로에 안도하는 한편, 정책 초점을 점차 고용 둔화 리스크로 옮겨갈 것"이라고 문 애널리스트는 예상했다.
국제금융센터는 "관세의 상품 물가 영향이 뚜렷해졌음에도 근원 서비스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연준이 당분간 노동시장 약화에 대응하기 위해 연내 2회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국금센터에 따르면 주요 투자은행(IB) 10곳 중 9곳이 연준의 10~12월 연속 25bp 인하를 예상했다. 나머지 1곳만이 10월 인하 이후 12월 동결을 전망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달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면서 달러-원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봤다.
B은행 딜러는 "CPI가 환율에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달러-엔 환율이 153엔대로 올라간 터라, 달러인덱스가 내려도 달러-엔 때문에 오르지 않을까 싶다. 롱이 우세할 듯하다"라고 관측했다.
C증권사 딜러도 "CPI는 큰 이슈가 아닐 것 같다. 증시는 긍정적으로 반응하겠지만, 달러-원은 CPI보다는 달러-엔 움직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며 "현재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역 합의인데, 어떠한 방식으로 합의하더라도 달러 수요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도 "이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하 기대가 이미 굳어진 상황이었기에 예상을 밑돈 미국의 9월 CPI는 크게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고 평가했다.
이번 주 다가오는 대형 이벤트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백석현 이코노미스트는 "오는 29일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고, 30일 새벽 미국 FOMC 결과 발표에 이어 미중 정상회담까지 개최되면서 이번 주는 그야말로 슈퍼위크(super week)"라고 언급했다.
그는 "통상 모멘텀에 올라타 이익을 누리던 시장 참가자들이 대형 이벤트를 만나면 사전적으로 포지션을 줄이려는 경향이 나타난다"면서 "이번 주 환율은 전반부에 하락하되, 주 후반에는 상·하방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CPI 예상 하회에 따른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가 달러 약세에 기여한 가운데, 미중 무역합의 기대에 따른 위험선호 심리는 원화에 긍정적"이라면서도 "오는 29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아있는 관세 협상 불확실성이 환율의 하단을 지지할 것"이라고 봤다.
한편 백악관은 노동통계국의 표본수집 업무 중단으로 다음 달에는 10월 CPI 보고서가 발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국금센터는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로 미 연준의 적시 경제지표 파악이 어려운 가운데, 관세에 앞서 확보해두었던 재고 소진, 품목별 관세 추가 시행 등으로 관세의 소비자 물가 전가가 가속화될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jykim2@yna.co.kr
김지연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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