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28 dwise@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달러-원 환율과 달러-엔 환율이 이번 주 연이은 대형 이벤트 속에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일본이 전날 구두 개입성 발언을 내면서 엔화는 강세를 보인 가운데, 달러-원은 한때 1,440원 부근까지 상승하면서 국내 외환당국의 추가 구두개입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29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 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장중 상승폭을 확대했다.
지난 27일 4,000선을 돌파한 코스피 지수에 대해 시장의 기대감이 선반영돼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6천억원어치 넘는 주식을 순매도한 여파다.
이에 전일 1,437.70원에 정규장을 마친 달러-원은 연장거래 시간대에 한때 1,439.00원까지 고점을 높이며 1,440원선을 위협했다.
반면, 달러-엔 환율은 미일 협상에서의 청신호와 더불어 일본 통화정책에 대한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의 발언이 더해지면서 하락했다.
전일 기우치 미노루 일본 경제재생상은 엔화가 펀더멘탈을 반영해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구두개입성 발언을 냈다.
기우치 경제재생상은 "급격하고 단기적인 외환 변동은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외환 변동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되고 외환 변동이 일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첫 정상회담이 진행되면서 달러-엔 환율은 낙폭을 확대했다.
양국은 첫 정상회담에서 무역협정과 안정적 희토류 공급에 대해 합의했다. 서명 후 공개된 문서는 양국 간 기존 미일 무역합의 내용을 재확인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지난 27일에는 베선트 장관이 일본의 가타야마 사츠키 재무상과의 회담에서 일본의 '건전한' 통화정책 수립과 소통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베선트 장관은 "지금의 경제 환경은 '아베노믹스(Abenomics)'가 도입된 지 12년이 지나 당시와는 상당히 다르다"고도 언급했다.
이는 아베노믹스 때와 달리 지금은 엔화 약세가 필요치 않다는 의미로 시장에서 해석됐고, 달러-엔은 전날 한때 151.7엔대까지 하락했다.
앞서 시장 참가자들은 개장 전부터 달러-엔 하락에 따른 달러-원의 동조화 가능성에 주목했지만, 예상보다 국내 증시가 부진하면서 두 환율이 엇갈린 흐름을 보인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계기로 경주박물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오는 30일에는 미중 정상회담과 한일 정상회담이, 내달 1일에는 한중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 이번 주는 이른바 '슈퍼위크(Super Week)'로 불린다.
임환열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전날 달러-엔 환율은 일본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성 발언으로 하락한 반면, 달러-원은 한미 관세협상의 결과가 여전히 불확실한 만큼 시장에서도 안심하고 환율 하락을 유도하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임 이코노미스트는 "다만, 지금 상황으로 볼 때 달러-원의 추가적인 상방 압력이 크게 강해질 여력은 없다고 평가한다"면서 "전날의 움직임도 반발매수세에 따른 일시적 상승 정도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대외 불확실성이 달러-원의 하단을 지지하고 있긴 하지만, 1,440원 레벨까지 환율을 끌어올릴 재료는 마땅치 않다는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앞서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지난 13일 공동으로 구두 개입성 발언을 낸 레벨이 1,430원 부근인 점과 관련해서는, "한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환율이 불안정할 경우 당국의 추가 개입이 나올 수도 있겠으나 그 전에 섣불리 나서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향후 엔화가 점진적인 강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은 연간 전망 보고서에서 "달러-엔 환율의 경우 과거 캐리 청산 국면과는 구분되는 완만한 강세 흐름이 예상된다"며 "내년으로 가면서 일본은행(BOJ)의 긴축 기조가 강화되고, 연준의 금리 인하로 미일 금리차가 줄면서 엔화가 순매수 유입돼, 엔화의 점진적인 강세를 지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APEC을 앞둔 불확실성에 '차익을 우선 실현하고 기다리자'는 심리가 강했을 것 같다"며 "우리나라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상대적으로 더딘 느낌이 들긴 하지만, 일정 기간 조정을 거친 뒤에는 달러-원도 안정세를 찾지 않을까 싶다"라고 부연했다.
jykim2@yna.co.kr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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