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네덜란드의 반도체 제조업체 넥스페리아(Nexperia)가 유럽연합(EU), 미국, 중국 간 갈등의 중심에 서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사실상 '준(準)위기' 상태에 놓였다.
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중국과 미국 당국은 넥스페리아의 중국 내 공장이 핵심 자동차용 반도체를 재수출할 수 있는 경로를 마련하는 방향으로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자동차 산업의 공급망은 불안정한 상태이며 완성차 기업들은 넥스페리아 부품 부족으로 인해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현재까지 상황은…네덜란드 정부 강제 국유화로 논란
넥스페리아는 10월 네덜란드 정부가 국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강제 인수하기로 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는 모회사인 중국 윙텍(Wingtech)이 지식재산권을 다른 자회사로 이전하려 한다는 의혹에서다.
동시에 네덜란드 법원은 윙텍 창업자이자 넥스페리아 최고경영자(CEO)인 장쉐성을 '경영 부실' 혐의로 직무 정지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이번 조치 직후 중국 정부는 넥스페리아 제품의 해외 반출을 금지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부품 공급 차질 경고를 발령했다.
이후 사태는 급속히 악화됐고 유럽에서는 위기 완화 회의가 주말 내내 진행됐다.
한편, 중국과 미국 당국은 넥스페리아의 중국 내 생산라인이 일부 수출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하는 협의 경로를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넥스페리아가 만드는 부품들은 자동차의 배터리, 조명, 센서, 브레이크, 에어백, 전자 제어, 윈도우 등 기본 전기 기능에 필수적이다. 또한 단기간에 대체 공급처를 찾기도 어렵다.
◇넥스페리아 칩은 왜 중요한가
넥스페리아는 '기초 반도체'라 불리는 트랜지스터, 다이오드, 전력 관리용 부품 등을 생산한다.
이 칩들은 유럽에서 제조돼 중국에서 조립·검사된 뒤, 다시 유럽 및 세계 각국으로 재수출된다.
특히 네덜란드에서 생산된 칩의 약 70%가 중국으로 보내져 조립 후 재수출되는 구조다.
매체는 "가격은 저렴하지만, 전기를 사용하는 거의 모든 기기에 필수적인 부품이기 때문에 산업 전반의 핵심 기반으로 꼽힌다"고 강조했다.
넥스페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20억 달러(약 2조 8천억 원)를 기록했다.
최근 사태로 10월 말 폭스바겐, 닛산, 메르세데스-벤츠 등은 잇따라 경고문을 발표하며 "넥스페리아의 반도체 수출이 장기간 막힐 경우 생산 축소나 중단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일부 돌파구도…미중 정상회담서 기본 합의
하지만 최근 미국과 중국 정상들이 나서면서 일부 돌파구도 포착됐다.
복수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간 회담에서 넥스페리아의 수출 재개를 허용하는 '기본 합의(framework agreement)'가 이뤄졌다.
미중 정상회담 후 백악관이 발표한 팩트시트(Fact Sheet)에서도 중국이 넥스페리아가 중국에서 생산한 반도체를 전 세계에 수출하는 데 필요한 적절한 조치를 하도록 합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중국 상무부는 성명을 통해 "기업의 실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조건에 부합하는 수출은 예외적으로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예외 대상 품목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CNBC는 "해당 조치가 확정된다면, 단기적으로 자동차 산업의 압박은 완화될 전망"이라며 "하지만 핵심 쟁점인 '소유권·기술 통제·보안 감독'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syyoon@yna.co.kr
윤시윤
syyoon@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