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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엔비디아 '순환 거래'에 "버블 이야기는 지나쳐"

25.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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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도 메모리 돈 받고 팔아…모두가 돈 갖고 한다"

韓 GPU 26만개에 "확보가 끝 아냐…'뭘 하냐'가 문제"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SK그룹이 주요 메모리 고객사인 엔비디아로부터 대규모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구매하기로 한 '순환 거래'가 인공지능(AI) 거품론의 증거라는 지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3일 'SK AI 서밋 2025'가 열린 강남구 코엑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희도 메모리 칩을 돈 받고 (엔비디아에) 팔았고, 모든 투자자가 다 돈을 갖고 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사고파는 것까지 버블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좀 지나친 것 같다"고 말했다.

엔비디아에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공급하는 SK그룹이 다시 엔비디아의 제품을 사는 것이 순환 거래라는 지적에 대한 답변이었다.

기자들과 문답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출처: 공동취재단]

최근 글로벌 AI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형태의 거래가 자주 나타나고 있다. 일례로 엔비디아는 주요 GPU 고객인 오픈AI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두고 일부 관찰자들은 '거품의 증거'라고 지적해 왔다.

최 회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도 AI 추론 본격화와 기업 간 거래(B2B) 적용 확대, 에이전트의 등장, 정부 주도 투자를 언급하며 이들 요인이 어우러져 막대한 AI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면서 AI 버블론을 일축했다.

최 회장은 AI 확산에 힘입어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는 사이클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당장 메모리 공급을 급격하게 늘리기는 어렵지만, 고객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메모리 업체 인수·합병(M&A)을 검토하냐는 물음에는 "M&A로 풀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엔비디아 등 HBM 고객사들과는 매달 혹은 분기마다 공급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젠슨(젠슨 황 엔비디아 CEO)은 아주 좋은 사람"이라며 엔비디아 입장에서도 메모리 확보를 위해 한국이 중요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SK하이닉스 주가는 10% 넘게 오르며 처음으로 60만원을 웃돌았다. 시가총액 목표가 있는지, 주가가 얼마나 오를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 최 회장은 시총 목표는 없다면서 "조금 더 올라갈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국가 간 AI 경쟁에서 한국의 위치를 묻는 말에 최 회장은 "미국과 중국을 제외하고 나면 전혀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제일 걱정되는 것은 데이터센터와 GPU를 확보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걸 써서 무엇을 할 것이냐가 제일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AI 수요가 이번에 엔비디아로부터 확보한 26만개는 충분히 소화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몇 년째 강조해오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경제 연대 구상에 대해 최 회장은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옵션으로 계속 만들어야 한다"며 "일본도 우리와 아주 똑같은 입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행동은 차근차근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는 총리로 취임하기 전에 본 적이 있다고 언급했다.

오는 6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열리는 SK그룹 CEO 세미나의 주된 주제는 역시 AI가 될 것이라고 했다. 사업 재편(리밸런싱) 현황을 묻는 말에는 "오퍼레이션을 얼마큼 튼튼하게 만드느냐의 문제니, 튼튼해질 때까지는 계속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회사마다도 차이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전통 제조업 중심이던 SK그룹이 사업의 중심축을 신속하게 AI로 전환한 배경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생성형 AI 시대가 시작된 2022년에 저희가 AI에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지니고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각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이 AI를 사업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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