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국고채 금리 급등의 여파가 크레디트 시장으로 옮겨가면서 은행채 수급을 둘러싼 우려의 시선이 심화하고 있다.
은행채는 연말까지 계절적으로 차환 물량이 상당한 데다 예수금 이탈로 발행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발행 물량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AAA' 공사채 시장까지 출렁이면서 은행채가 크레디트 가산금리(스프레드) 확대를 가속할 수 있는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이미 은행권의 발행세 속에서 정기예금 담보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의 스프레드가 차츰 오르면서 단기 금융시장의 부담도 커졌다.
일각에선 양도성예금증권(CD) 금리 왜곡 현상의 부담도 지적하고 있다.
CD 금리가 시장금리를 빠르게 반영하지 못하면서 은행권의 스프레드 상승을 가속화하고 머니마켓펀드(MMF) 등의 자금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발행 수요 느는데…" 투심 위축 가속화, 스프레드 촉각
10일 연합인포맥스 '발행만기통계'(화면번호 4236)에 따르면 이달 만기 도래하는 은행채 규모는 18조6천100억원이다. 이어 내달 17조781억원이 만기를 맞는다.
이는 총 35조6천881억원으로 전년 동기(36조6천606억원) 대비 소폭 줄어든 수치다.
하지만 매월 만기 규모를 고려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출처 : 연합인포맥스 '발행만기통계'(화면번호 4236)
더 큰 문제는 지난 두 달여 간 은행권의 채권 발행세가 거셌다는 점이다.
지난달에만 6조8천236억원의 은행채가 순발행됐다.
지난 9월 순발행 규모는 7조2천297억원으로, 지난해 9월(8조9천998억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미 상당한 발행으로 수급 부담을 높인 셈이다.
여기에 최근 국고채 금리 급등으로 크레디트 시장 불안이 더해지면서 은행채가 시장을 흔들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딜러는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이탈이 이어지면서 은행채 발행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두 달여 간 은행채 발행 규모가 상당해지면서 수급 부담이 누적됐는데 최근 투자심리 위축까지 가속해 시장 소화가 쉽지 않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에 지난주 은행채가 순상환 흐름을 보인 것을 두고 투자 심리 위축의 결과가 아니냐는 의구심도 일고 있다.
은행채는 지난주 6천억원이 순상환됐다.
추석 연휴(10월6~11일)를 제외하면 주간 기준 은행채가 순상환된 건 지난 8월 말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10월에만 예금이 30조원 정도 줄어든 데다 환율도 오르면서 은행은 차환 물량 이외에도 추가로 채권을 발행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지난주 만기 물량을 다 채우지 못하면서 이번 주 발행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소화 여력을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은행권의 조달세가 지속되면서 단기금융시장의 분위기도 흔들리고 있다.
은행은 지난달에만 4조8천458억원어치 예담 ABCP를 순발행했다. 이어 지난주에도 6천280억원 규모를 순발행했다.
여기에 최근 국고채 금리 급등으로 단기 크레디트물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예담 ABCP 소화를 위해서는 스프레드를 차츰 올려야 하는 실정이다.
일례로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6개월물 예담 ABCP는 발행 직후 시장에서 2.6% 초반대 금리로 소화됐다. 하지만 최근 해당 금리는 2.7% 중후반대로 치솟았다.
◇CD금리 왜곡에 부작용 가중…스프레드 상승 가속
일각에서는 수급 부담 및 투심 위축과 더불어 CD금리 왜곡이 은행채 스프레드 상승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CD 금리가 최근의 시장금리 상승세를 좇아가지 못하다 보니 관련 리스크가 예담 ABCP 등의 크레디트 스프레드로 녹아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은행권의 경우 CD 금리에 연동한 변동금리부채권(FRN) 발행 또한 상당하다는 점에서 이는 채권 스프레드와도 연결되고 있다.
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역은 "은행은 채권 물량 소화가 쉽지 않으면 CD 연계 FRN이나 예담 ABCP로 돌려서 찍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단기 금리는 계속 올라가는데 이들의 기준점이 되는 CD 금리가 이를 못 따라가면서 은행 스프레드는 올라가고 상품의 매력도도 떨어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지난 7일 최종호가 수익률 기준 91일물 CD 금리는 전일 대비 2bp 상승한 2.600%를 나타냈다.
지난달 말부터 꾸준히 상승하긴 했지만, 국고채 및 동일 만기 은행채 급등세와 비교하면 주춤한 수준이다.
전 영업일 기준 91일물 CD 금리는 3개월물 'AAA' 은행채 등급 민평 대비 6.3bp 낮았다.
출처 : 연합인포맥스 '종합화면'(화면번호 5000)
CD 금리의 왜곡 현상으로 은행 조달을 둘러싼 수급 불균형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서 자금이 풍부한 곳은 MMF 정도인데, CD 금리가 시장금리를 따라가지 못해 이들의 FRN의 투자 이점이 낮아진 상황"이라며 "CD 금리 왜곡 현상이 완화됐다면 MMF 등의 수요로 수급 부담을 상쇄할 수 있었을 터라 아쉬움이 남는다"고 진단했다.
phl@yna.co.kr
피혜림
phl@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