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창과 방패의 싸움'이나 다름없다. 예상했던 보험금을 받지 못한 계약자와 약관에 맞게 주겠다는 보험사 간 분쟁은 진행형이다. 보통 창이 방패를 뚫지 못하고 꺾이면서 금융권 가운데 보험 관련 분쟁이 유독 많이 발생한다.
10일 금융감독원의 지난해 금융분쟁조정 접수 현황에 따르면 보험이 3만1천28건으로 은행·중소서민(9천48건)과 금융투자(2천189건)를 크게 웃돌았다. 2022년과 2023년에도 보험 분쟁조정 건수는 3만건을 넘었다. 특히 보험금 산정 및 지급에 대한 불만이 2만건에 육박한 수준이었다.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3년간 접수된 손해보험 관련 피해구제 신청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보험금과 관련한 분쟁 비중이 88%에 달했다. 보험금 미지급(64.2%)과 보험금액 산정 불만(20.4%)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기치로 내건 금감원이 보험업계를 정조준하는 이유다. 금감원은 이달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에 초점을 맞춰 조직개편안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주 임원 토론회에서 보험·금융투자업권의 감독 개선과 민원 및 분쟁 해결을 통한 소비자 보호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원장은 지난 5일 과거 백내장 수술을 받았지만, 보험사가 실손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며 분쟁조정을 신청한 민원인의 이야기도 들었다.
백내장은 불필요한 진료 등으로 실손 누수가 심했던 상품으로 통원의료비만 보상받을 수 있다는 대법원판결 이후 보험금 지급 심사가 강화됐다.
그러나 이찬진 원장은 백내장 관련 법원 판례 등 관련 내용을 충분히 살펴보겠다고 언급했다. 백내장 실손보험 관련 민원인들은 금감원 앞에서 3년가량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금감원은 소비자보호 관점에서 즉시연금도 들여다보고 있다. 최근 대법원은 즉시연금 가입자들이 보험사들을 상대로 미지급분 보험금을 달라며 낸 소송에서 보험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고 판결했지만, 설명의무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즉시연금과 백내장 실손 사례처럼 대법원의 판결이 나더라도 소비자보호 관점에서 한 번 더 챙기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의료기관의 과잉 진료나 소비자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백내장 실손보험금 지급 규모는 2021년 1조1천210억원까지 급증했지만, 대법원판결 이후 급감하면서 손해율도 안정화됐다.
그러나 이찬진 원장이 백내장 실손 민원을 살펴보면서 과거 실손보험금 누수와 손해율 악화가 되풀이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 일부 보험사 본사 건물 앞에서는 보험금 미지급 등에 불만을 품고 시위를 벌이며 합의금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선량한 보험계약자가 보험금 미지급 등으로 억울한 일이 발생하지 않게 금융당국이 감독하는 것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다만, 금융소비자 보호 그늘에서 블랙 컨슈머가 양산하지 않게 관리하는 묘수도 필요한 시점이다. (금융부 이윤구 기자)
[촬영 안 철 수] 2025.11
yglee2@yna.co.kr
이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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