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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 하고 누군 안 하고…'의무공개매수' 언제 도입되나

25.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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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여지분 공개매수 드물어 대부분 일반주주 프리미엄 소외

전문가·투자자, "제도 필요" 한목소리…국회 논의는 공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이재명 정부가 공언한 의무공개매수 제도 도입이 지연되는 사이에도 상장사 지배지분은 계속 거래되고 있다.

거래 형태는 제각각이다. 어떤 경우는 지배주주 지분만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됐고, 또 어떤 경우는 인수자가 일반주주 지분 전량에 대해서도 공개매수를 제의했다.

입법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이처럼 건별로 다른 형태의 거래가 이어지며 일반주주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관측됐다.

EQT파트너스

[출처: EQT파트너스]

◇ 지배주주 지분만 비싸게 거래하는 관행 여전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럽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EQT파트너스는 지난 6일 김용우 회장과 신한금융그룹으로부터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더존비즈온[012510] 지분 37.6%(자기주식 제외)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거래대금이 1조3천억원에 이르는 '빅딜'이었다. 그러나 EQT가 지배지분만 계약일 종가의 28%에 달하는 웃돈을 더해 인수하고, 잔여지분에 대한 공개매수는 제의하지 않아 논란을 불렀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전날 발표한 논평에서 "EQT는 프리미엄을 지배주주와 증권사에만 부여하지 말고 일반주주에게 공평하게 부여하는 방법을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이처럼 지배주주만 경영권 프리미엄을 누리고 일반주주는 이를 제대로 공유받지 못하는 거래가 속출하면서 의무공개매수 제도 도입이 해법으로 논의돼 왔다.

의무공개매수 제도란 인수자가 지배권을 확보할 정도로 상장사의 주식을 취득할 때 일정 비율 이상의 주식을 의무적으로 공개매수하도록 하는 제도다. 찬성하는 쪽에서는 주주평등 원칙을 구현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반대 진영에서는 비용 증가로 인수·합병(M&A)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올해 6월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뒤 공표된 주요 거래를 살펴보면 주식을 취득해 지배주주가 되면서 잔여지분을 공개매수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모두 나타났다.

VIG파트너스는 6월 미용 의료기기 업체 비올[335890] 인수를 발표하면서 최대주주 지분과 같은 가격으로 잔여지분 전량을 공개매수했다. 당시 VIG는 "소액주주에게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동일하게 제공하는 것"이라며 "현 정부에서 강조하는 소액주주 권리 보호 기조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한앤컴퍼니도 지난달 부동산 개발 기업 SK디앤디[210980]의 지배지분을 사들이는 동시에 상장 폐지 목적의 공개매수를 단행했다.

반면 태광산업[003240] 컨소시엄이 지난달 애경산업[018250] 지분 63%를 인수한 거래에서는 기존 지배주주가 86%에 달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독점했다. 뒤이은 공개매수는 없었다. 이 밖에도 수많은 코스닥 상장사에서 최대주주만 지분을 비싸게 팔고 일반주주는 소외되는 현상이 지속됐다.

김우찬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는 "기존 지배주주 지분을 매입할 때 프리미엄을 많이 줬으면 잔여주주에게 같은 가격으로 공개매수를 제의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률이 개정돼 잔여지분 공개매수가 강제되지 않는 한 기업별로 다른 거래 행태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시장 안팎의 시각이다.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회사가 정말 좋은 데다 인수자금 조달에도 별 제약이 없다면 지분 전량을 사는 것"이라며 "지분을 일부만 사는 경우는 돈이 모자라거나 다른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기업별로 비상장사가 어울리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인수자가 사모펀드인 경우에는 드라이파우더(미소진자금)가 얼마나 있느냐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라며 거래마다 상황이 다르다고 밝혔다.

코스피 4,000 돌파 기념 행사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정부·국회, 제도 도입 공언했지만 아직 무소식

전문가들은 대부분 선진국이 의무공개매수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지배주주가 '나쁜 짓'을 할 동기를 제거하기 위해서라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일반 투자자들도 대체로 의무공개매수 제도 도입을 지지한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독식한 이전 지배주주에게 많은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재명 정부는 대통령선거 과정에서부터 의무공개매수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8월 공개한 '새정부 경제성장전략'에도 같은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도입과 '3% 룰'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을 우선 추진하면서 공개매수 의무를 명시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이 주주로 확대되면서 지배주주 지분만 비싸게 거래되는 관행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당장 현실화하지는 않았다.

현재 국회에는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6건 이상 발의됐다. 다만 아직 정무위원회 법안소위의 문턱을 넘은 법안도 없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오기형 의원실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정무위원장을 맡고 있어 구체적인 입법 시점을 예상하기 어렵다면서 현재 정무위원회에서 의무공개매수 제도 도입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기형 의원은 지난 9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10월 국정감사가 끝나면 11월 정무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다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입법이 빠르면 좋다"며 "국회 논의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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