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혐오표현 처벌 '형사법개정특별위' 1차 과제로 선정해 논의"
"온라인 플랫폼의 혐오표현 삭제의무 병행해야"…"공직자 불관용 원칙"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5.11.11 xyz@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황남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사실을 표현했더라도 상대방 명예를 해친 경우 처벌하는 '사실적시 명예훼손' 조항의 폐지를 검토하라고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1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혐오표현 처벌과 관련한 형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만약 개정하게 되면 사실적시 명예훼손 제도를 동시에 폐지하는 것을 검토하라"고 말했다.
이어 "있는 사실을 이야기한 것을 명예훼손이라고 하는 것은 민사로 해결해야 할 것 같고 형사처벌 할 일이 아니다"라며 "독일이나 해외 법례를 참고해서 시간 걸리지 않게 빨리 (개정)하면 좋겠다"고 했다.
정 장관은 최근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한 혐오 표현 논란이 거세지자 이를 제재하기 위한 형법 개정에 나서겠다고 보고했다.
정 장관은 "혐오표현 처벌을 위한 형법개정을 검토하고 있다"며 "독일과 프랑스처럼 형법에 명예훼손, 모욕죄의 특례를 신설하면 혐오표현을 용이하게 처벌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다만 혐오 대상의 범위는 각 국가의 역사적, 사회적 배경에 따라 상이하므로 혐오 대상을 국가·인종에 한정할지, 종교·성·장애 등 다른 요소까지 확대할지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며 "법무부에서 곧 출범할 형사법개정특별위원회에서 이 쟁점을 1차 과제로 선정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시위 과정에서 혐오적 발언이나 욕설이 난무하고 있어 현행 집시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는 것이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현재 국회에 발의된 개정안은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있어 법무부에서 이를 보완한 검토의견을 작성해 소관부처인 경찰청에 송부했다. 경찰청과 국회입법논의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참석 국무위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5.11.11 xyz@yna.co.kr
혐오 표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온라인에서 확산되는 것을 두고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EU(유럽연합)는 플랫폼 사업자에게 증오 표현 삭제의무를 부과해 삭제를 안하면 벌칙을 부과한다"며 "우리는 방심위(방송통신심의위원회·현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규정 조항만 있고 법적 처벌조항이 없어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혐오표현) 삭제의무 조항도 함께 병행 입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좋은 생각"이라며 "혐오, 명예훼손, 모욕을 쓰는 건 배상 사유, 처벌 사유다. 포털에서 방치하면 포털도 배상 책임이 있다는 오래된 판례가 있지만 지금은 거의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삭제의무 조항과 과징금 조항을 만들 필요가 있겠다. 유튜브를 보면 눈 뜨고는 못볼 표현이 많은데 같이 검토해달라"고 말했다.
정부는 공직자의 혐오 표현에 대해선 더 엄격한 잣대를 세우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은 "공직사회의 혐오 발언에 대한 불관용의 원칙을 명확히 하겠다"며 "인종·민족·국가·지역 차별과 혐오는 공직자에게 더 용납되기 어려운 행위이며 우리 사회 혐오, 차별 근절을 위해 공직사회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 있다"고 강조했다.
최 처장은 "법무부 등 관계부처에서 혐오 발언 처벌규정을 마련하면 이를 위반한 자에 대해 엄격히 공직 임용을 제한할 수 있도록 일반범죄보다 강화된 별도의 결격사유를 넣어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공무원이 재직 중 혐오 발언을 하면 처벌규정을 둬서 임용 결격사유에 해당할 경우 당연퇴직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형사처벌 여부와 관계없이 혐오발언한 공무원에 대해선 경중을 따져서 징계를 통해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훌륭한 제안"이라며 "꼭 필요하다. 특별히 더 논의할 필요없고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종차별 발언으로 논란이 돼 사의를 표명한 김철수 대한적십자사 회장을 겨냥해 "얼마 전 기관장이 '하얀 얼굴, 까만 얼굴' 얘기를 해 있을 수 없는 일을 하고도 멀쩡하게 살아있더라"라고 비판했다.
앞서 한 언론은 김 회장이 2023년 앙골라·인도·체코·스리랑카 등 7개국 대사 및 부인들과 행사를 가지고서 며칠 후 직원들에게 "외국 대사들 별 볼 일 없는 사람들이더라", "얼굴이 새까만 사람들만 모였더라" 등의 언급을 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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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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