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권 '빅샷' 하젬 벤-가셈 CEO 인터뷰
(마나마=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한국 출자자(LP)는 좋은 후발주자(Good Follower)입니다. 중동 투자자는 다릅니다. 이들에게는 기업가 정신이 있습니다."
중동을 주 무대로 삼는 대체투자운용사 블루파이브 캐피탈(BlueFive Capital)을 설립한 하젬 벤-가셈(Hazem Ben-Gacem) 최고경영자(CEO)는 11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중동 국부펀드 등 주요 출자자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걸프지역 출자자가 역내 경제다각화 정책에 보조를 맞추며, 새로운 투자영역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사모주식·인프라·부동산 등 다양한 대체투자 자산군에 투자하는 블루파이브 캐피탈도 모험적이다. 중동에 뿌리를 내렸으나 글로벌 사우스(남반구)로 확장하려는 계획을 가졌다.
하버드대학교 출신으로 중동 최대 민간 사모펀드 운용사 인베스트코프에서 CEO를 맡았던 벤-가셈 CEO는 "중동·중국·아프리카·동남아시아·라틴아메리카 등 남반구 지역 간의 무역활동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새로운 무역 흐름은 새로운 자본 흐름을 수반하는데, 블루파이브는 여기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2차 대전 이후 남반구에서 상품을 생산하고 북반구에서 상품을 소비해온 전통적인 무역질서가 지정학적 갈등 속에서 변화하고 있다는 게 그의 통찰이다.
30년가량 사모펀드업계에 몸담은 벤-가셈 CEO는 아랍권 금융투자업계에선 이름난 '빅샷(거물)'이다. 지난 7월에는 걸프협력이사회(GCC) 회원국(사우디·UAE·바레인·카타르·오만·쿠웨이트) 국부펀드를 중심으로 20억 달러(약 2조9천억 원)를 모집해 GCC 전용 사모펀드를 조성했다.
벤-가셈 CEO는 "블루파이브 캐피탈은 창립할 때부터 바레인 국부펀드 뭄타라캇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며 "많은 중동 기관투자자가 GCC에 포커스를 둔 블루파이브의 사모펀드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루파이브의 투자모델 중 하나는 출자자와 손을 잡고 역내 산업생태계를 육성하는 것이다. 주요 출자자인 중동 국부펀드가 역내 경제성장을 촉진하려는 전략적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벤-가셈 CEO는 "뭄타라캇이 소유한 알루미늄 제조업체 알바와 중국 알루미늄 제조사 산둥, 그리고 블루파이브가 함께 협력관계를 맺은 게 하나의 투자사례"라고 설명했다.
블루파이브가 중동 지역에서 눈여겨보는 섹터는 헬스케어·테크·제조업 등이다. 걸프지역에서는 다른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고령화가 진행 중으로, 헬스케어 산업이 유망하다. 산유국으로서 저렴한 에너지 비용을 자랑하는 이 지역은 대규모 전력을 필요로 하는 인공지능(AI) 산업에 적합하다. 또한 걸프지역은 세계 최대의 원자재 공급원 중 하나인 아프리카와 가까워 제조기지로 쓰일 수 있다.
벤-가셈 CEO는 30년간 사모펀드를 운용하면서 한국 등 아시아 출자자와도 많은 인연을 맺어왔다. 그는 한국 투자자에 대해 "굿 팔로워"라고 평가했다. 한국과 일본의 투자기관은 새로운 유형의 펀드가 나왔을 때 모험적인 1세대 투자자로 나서지 않고 신중한 2세대 투자자로 참여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한국 연기금과 보험사 등은 자금 대부분을 한국과 선진국 시장에 투자한 이후에 신흥국 시장을 검토한다"며 "중동 지역 등에 적게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벤-가셈 CEO는 "전 세계 투자자가 걸프지역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며 "실제로 투자하기 전까지 오랫동안 네트워크를 만들고 공부해야 하는 만큼 한국 기관투자자가 중동에 찾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블루파이브가 한국 투자자와 여정을 함께할 파트너가 된다면 기쁠 것"이라고 했다.
ytseo@yna.co.kr
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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