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자금시장의 성장세가 매섭다.
2020년 초 120조원 안팎이던 MMF 순자산총액은 올해 230조원을 돌파하면서 가파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단기자금시장을 잡기 위한 자산운용 업계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그동안 기관 사모·일임 펀드에 집중하던 데에서 한발 나아가 MMF 등 단기 상품 라인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올해 1월 출시한 '미래에셋프리미엄크레딧초단기펀드'를 시작으로 단기자금시장에서도 채권 운용 명가로서의 위상을 드러내겠다는 각오다.
단기 자금 운용의 경우 시장 변동성과 수급 변화 등에 대한 기민한 대응이 필수적이다.
김도로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운용팀장(사진)은 리서치와 국내 채권 운용 파트를 거치며 시장을 보는 깊은 안목을 다져왔다.
그는 2021년부터 단기자금 운용을 담당하면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MMF·초단기 채권형 펀드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초단기로 라인업 확대…수익성·안정성 다 잡는다
김도로 팀장은 12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초단기 채권형 펀드는 크레디트물을 중심으로 편입하고 있다"며 "그간 미래에셋이 크레디트 리스크 측면에서 입증해온 최고 수준의 관리 역량을 초단기부터 중장기까지 이어지는 공모펀드 라인업에도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반응도 상당하다.
'미래에셋프리미엄크레딧초단기펀드'는 출시 10여개월 만에 수탁고를 2천100억원까지 늘렸다.
올 초 출시 당시 규모는 500억원 수준으로, 1년도 채 되지 않아 4배 이상 급성장한 것이다.
탄탄한 펀드 성과가 빠른 성장을 이끌었다.
미래에셋의 첫 초단기채 공모펀드였지만 최근 6개월 성과 기준 피어그룹 대비 최상위권의 성적을 거뒀다.
김 팀장은 "최근 시장금리가 급등하는 등 분위기가 바뀌긴 했지만, 지난달 중순까진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았던 터라 공격적인 운용으로 수익률을 높였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의 경우 타사 펀드들이 주로 편입하는 기업어음(CP), 유동화증권뿐만 아니라 우량 여전채와 회사채를 담아 만기수익률(YTM)과 롤링 효과(rolling effect)를 동시에 겨냥했다.
그는 "최근 초단기 금리 또한 많이 오르고 있지만 중요한 건 채권은 이자 수익과 롤링 효과를 이용해 이를 방어할 수 있는 자산이라는 점"이라며 "금리 급등 구간을 지나면 YTM이 높아진 상태에서 캐리 수익으로 손실을 회복할 수 있어 성과가 더욱 빛을 발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최근 시장금리가 급등하는 등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는 미래에셋에서 쌓아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이를 기회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는 "현재와 같이 유동성이 위축되는 환경에서는 오히려 CP와 전자단기사채 금리가 펀더멘탈 대비 급등한다"며 "시장 국면을 활용해 CP와 채권 비중을 조절하며 포트폴리오를 운용할 계획이다"라고 했다.
이어 "시장금리가 당초 생각보다도 많이 오르고 있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금리 급등이 잦아드는 국면에서 공격적으로 편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의 안정적인 크레디트물 운용 노하우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는 "미래에셋의 경우 타이트한 크레디트 유니버스 관리가 장점"이라며 "크레디트 이벤트 발생 시 한 번도 관련 상품을 보유한 적이 없다는 트랙 레코드는 초단기채 펀드의 차별화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높은 환금성은 초단기 채권형 펀드의 필수 요소다.
초단기 채권형 펀드의 경우 빈번한 자금 유출입에도 수익률에 영향을 주지 않는 환금성을 갖춰야 한다.
그는 "미래에셋은 단기 매니저들이 RP 시장부터 참가해 단기시장 유동성을 매일 트래킹하고 있다"며 "대규모 자금 유입이 예정된 경우 운용 스케줄을 사전에 파악하고 이에 맞춰 편입 자산 만기를 구성해 불필요한 매매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했다.
◇크레디트 시장 영향력 배가…동결 후 안정 기대
그는 단기자금 시장의 성장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테일의 연금 자산이 커지고 있는 데다 기업들의 유동 자금 또한 MMF와 초단기 채권시장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금리 인하기에는 듀레이션이 긴 펀드의 성과가 좋지만, 변동성이 높은 구간에선 수익률이 떨어지는 시기가 올 수밖에 없다"며 "안정성과 더불어 초단기 채권형 펀드는 은행 예금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짚었다.
단기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이들이 크레디트 시장에서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점은 관전 요소다.
국내 MMF는 주로 공공기관 CP나 전단채, 양도성예금증서(CD), 은행 정기예금 담보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의 신용물을 편입한다.
재정증권이 있긴 하지만 단기 국채가 따로 발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일종의 국공채형 MMF(Government MMF)가 단기 국채를 주로 담는 미국과 차이를 보이는 지점이다.
그는 "MMF와 초단기 채권형 펀드 동향이 단기 크레디트 시장의 중요한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며 "이들의 꾸준한 성장이 단기 크레디트 시장의 충격을 일정 부분 흡수하는 역할 또한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단기 자금 운용의 경우 통화정책 변경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는 아직 인하 사이클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내년에도 초단기채 펀드의 성과가 양호할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올 상반기 수출이 양호했던 터라 내년 상반기에는 기저효과로 성장에 크게 기여하지 못할 수 있다"며 "내수 역시 금리에 민감해 시장금리가 계속 상승한다면 실물경기에 부담을 줄 수 있어 금리 인상까지 우려할 단계는 아닌 듯하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시장금리가 오히려 인상을 바라보는 수준까지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11월 금통위가 매파적으로 바뀌기 어려워 보인다"며 "11월 기준금리는 동결되겠지만 금통위 전후로 시장은 다소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phl@yna.co.kr
피혜림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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