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이 지난 10월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 인하 기조 입장을 견지했지만 이전보다 한층 더 신중해진 견해를 보인 것으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하에 따른 부작용도 고려해 인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위원도 등장했다.
금리 인하를 주장한 신성환 위원도, 한 차례 인하 이후의 결정에 대해서는 지난 8월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주택가격은 물론 자산시장 전반의 과열 양상도 우려하면서 과도한 통화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가 있을 수 있으며, 금리 외 경기 대응 통화정책을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인하 '부작용' 내세운 위원 등장…8월보다 신중한 금통위
12일 한은이 공개한 지난 10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위원들은 지난 8월보다 금리 인하에 대해 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 인하의 부작용도 신중하게 점검해야 한다면서 향후 금리 인하를 당연시하지 않은 위원도 나타났다.
A금통위원은 통화정책 결정 관련 의견 개진에서 "주요 리스크 요인의 변화 상황, 추가 금리인하의 효과와 부작용을 신중하게 점검하면서 향후 정책을 결정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은 "성장세 회복에도 잠재 수준을 하회하는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므로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본다"면서도 "금리 인하가 외환 부문 변동성 및 금융불균형 등 금융안정 리스크에 미칠 영향에도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지난 8월 금통위까지는 모든 위원이 향후 이하 필요성에는 큰 이견이 없었던 것과는 다른 대목이다.
지난 8월 의사록에서는 한 위원이 "미국 관세정책의 영향이 확대되어 성장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에 대응해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되 그 시기와 폭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했던 게 가장 매파적이었다.
나머지 모든 위원은 금융안정 상황 등을 고려해 '인하 시기 및 속도'를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었다.
지난 10월 회의까지 두 번 연속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낸 신성환 위원도 그 뉘앙스는 다소 달라졌다.
신 위원은 8월 회의에서 인하 소수의견을 내면서 "향후 경제 성장세, 물가, 수도권 주택가격 추이,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과 대외 여건을 고려하여 추가인하의 시기 및 속도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8월 한 차례 인하 이후 추가 인하도 주장했던 셈이다.
신 위원은 하지만 10월 회의에서는 "가급적 빠른 시점 내에 금리를 인하한 후 물가 및 경기, 금융안정, 그리고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지켜보면서 향후 금리결정을 이어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금리 결정에 대해 '추가' 인하가 필요하다는 견해는 명시적으로 내놓지 않았다.
◇자산가격 과열 우려 증폭…인하 기대 과도했나 걱정
금통위원들은 통화정책 결정에 앞선 집행부와 논의 과정에서 금리 인하에 대한 과도한 기대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위원들은 수도권 주택가격 급등뿐만 신용 스프레드의 축소, 통화량의 빠른 증가 등 자산 가격 전반에 과열 조짐이 있다는 견해를 표했다.
자산가격 과열이 인플레이션을 다시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한 위원은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회사채, 여전채 신용스프레드가 상당폭 축소되었는데, 취약업종의 업황 부진, 석유화학 구조조정 이슈 등에도 비우량 회사채에 대한 투자수요가 견조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통화정책 완화 기대와 위험선호가 과도한 결과가 아닌지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한 금통위원은 "자산가격에는 신용 경로를 통한 통화량 증가가 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최근 자산가격 상승에 시중 유동성 증가의 영향이 컸는지를 집행부에 물었다.
그는 "통화량 증가 속도가 빨라지거나 특정 부문으로의 쏠림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한 대응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한은 집행부는 "중앙은행이 유동성 총량을 직접 조절하기는 쉽지 않은 여건"이라면서 "통화증가율 상승에 따른 자산 인플레이션 등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금리인하 속도 조절, 거시건전성 정책(MMP)과의 공조 등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한 금통위원은 또 "국제적으로 팬데믹 이후 공급되었다가 흡수되지 못한 유동성이 위험선호 현상이 강해지고 화폐가치 하락기대가 커지면서 자산시장으로 유입되어 자산가격 동시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 결과가 있다"면서 "자산가격 상승이 물가 지표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인플레이션 기대 등을 통해서 체감물가 및 실제 물가 등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경제주체들의 화폐가치 하락 기대가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의 한 형태는 아닌지 살펴봐 달라"고 당부했다.
금리 외에 경기 대응을 위한 통화정책을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일부 금통위원은 "당분간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하회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경기 측면에서는 기준금리를 인하 필요성이 높아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금융안정까지 고려한다면 금리 인하 여건이 녹록지 않은 만큼 금리 이외의 여타 통화신용정책 수단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표했다.
연합뉴스
jwoh@yna.co.kr
오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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