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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기업 거버넌스 개혁에 대한 외국인의 솔직한 평가는

25.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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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를 파트너로 생각해야…HW 마련했으니 SW 갖추자"

율촌·英 스퀘어웰파트너스 공동 세미나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작년 윤석열 정부가 '밸류업'이라는 이름으로 쏘아 올린 기업 거버넌스 개혁은 올해 출범한 이재명 정부에서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거의 30년 만에 가장 큰 변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변혁의 시기를 외국인 투자자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이들은 방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기업들이 투자자를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파트너'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율촌과 영국 주주자문사 스퀘어웰파트너스는 지난 11일 강남구 파르나스타워에서 '한국-불확실한 시대 속 지배구조를 통한 신뢰 강화' 공동 세미나를 개최했다. 기업과 투자자, 학자 등 다양한 시각을 가진 국내외 시장 관계자가 패널로 나섰다.

법무법인 율촌-스퀘어웰파트너스 공동 세미나

[촬영: 김학성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은 그간 한국 기업들이 투자자를 부당하게 대우해 왔다면서 최근 거버넌스 개혁이 변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한국에 20년 넘게 투자해 온 영국계 임팩스자산운용의 나나 리 이사는 "지배주주가 있는 환경에서 마치 대주주에게 소액주주가 지분을 떼서 주라고 요구받는 것처럼 느껴졌다"며 "행동주의 주주가 있거나 기업에 위기가 있을 때만 대화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렇게 되기 전에 충분히 소통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본시장 개혁이 리듬을 타고 있어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미국 투자사 페더레이티드헤르메스의 로스 테버슨 이사는 "기업이 '보수적으로 봐야 한다', '앞으로 투자할 때 필요하다'면서 엄청난 잉여현금을 잔뜩 보유한 상황이 답답하다"며 한국은 자본 배치에 있어 기업과 투자자가 이견을 가진 경우가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테버슨 이사는 대만 TSMC가 이사진의 절반을 외국인으로 채우고 주주와 활발히 소통하며 효율적으로 자본을 배치한 사례를 언급하며 한국에서도 상법 개정에 힘입어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이어 그는 기업이 이사의 주주충실의무 도입이나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반대하는 이유를 들어보면 신빙성이 없었다면서 주주 보호 강화가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의문을 가졌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기업이 투자자를 파트너로 대우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조언했다. 기업 경영진이 사업 전문가라면, 투자자는 세계적인 시각과 자본 배치 같은 측면으로 기여할 수 있다면서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에 중점적으로 투자하는 오아시스매니지먼트의 세스 피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어떤 경우에도 좋은 아이디어를 독점하는 경우는 없다"며 "이사회는 주주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패널들은 최근 기업 거버넌스 개혁으로 투자자 보호를 위한 법제는 강화됐지만, 이를 실제로 운영하는 문화를 확립하는 것은 또 다른 과제라고 진단했다. 다시 말해 발전한 하드웨어를 따라갈 소프트웨어가 아직 미비한 상황으로 평가했다.

정준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가 법만 놓고 보면 상당히 투자자 친화적으로 많이 바뀌었다"며 "IMF (외환위기) 이후 30년 동안 있던 체계를 몇 년 사이에 바꾸고 있어 문화가 바뀌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피셔 CIO도 "한국의 하드웨어는 놀랍다(Hardware here is incredible)"면서도 "소프트웨어를 갖추지 않으면 기계는 작동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이제 한국 기업이 경영 의사결정을 할 때 '전체 주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고려하는 문화를 뿌리내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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