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투자 MOU·관세 인하 등 합의사항 팩트시트에 명시"
"쌀·쇠고기 시장개방, 관세 합의 포함 안 돼"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한미 관세·안보 협상 결과를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와 관련해 "미 측이 상호 관세를 15%로 인하하고, 현재 부과 중인 한국산 자동차 부품, 목재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15%로 조정하는 내용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김 정책실장은 1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반도체 관세는 추후 한국보다 교역 규모가 큰 국가와 합의가 있다면 이보다 불리하지 않게 함으로써, 사실상 주요 경쟁 대상인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게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또 "향후 부과가 예정된 의약품 관세는 최대 15% 적용한다"며 "기존 7월 30일 관세 합의에 포함되지 않았던 항공기 부품, 제네릭 의약품과 일부 천연자원 등에 대한 관세 철폐도 반영했다"고 말했다.
앞서 한미 양국은 지난달 29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성사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세·안보 협상을 타결했다.
양국 협의안을 반영한 팩트시트는 정상회담 직후 나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미국 내 부처 간 이견 조율로 발표가 연기됐다.
합의 세부 내용을 담은 팩트시트는 정상회담 이후 16일 만인 이날 공개됐다.
◇ 연간 200억달러 한도로 투자 '안전장치' 마련…"시장 불안 야기해선 안 된다는 점에 서로 동의"
백악관이 공개한 팩트시트에 따르면 한국은 정부가 기존에 설명한 대로 미국 조선업에 1천500억달러를 투자하고, 향후 양국이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2천억달러 규모의 전략적 대미 투자에 나선다.
관세와 관련해선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 자동차부품, 원목, 목재, 목재 제품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를 15%로 낮추기로 했다.
한국산 상품에 부과되는 상호관세도 15%로 내린다.
MOU에 따른 투자액은 한 해에 200억달러를 넘지 않도록 '안전 장치'도 마련됐다.
김 정책실장은 "한국과 미국은 MOU가 한국이 외환시장 안정에 미칠 잠재적 영향에 대하여 충분히 논의하였으며 MOU의 이행이 시장 불안을 야기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 서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호 신뢰하는 파트너로서 양국은 연간 200억달러의 자금 조달액 상한을 설정하고 외환시장 불안이 우려될 경우 한국이 자금 조달 규모 및 납입 시기 조정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안전장치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팩트시트에는 "양국은 한국이 어느 특정 연도에도 연간 200억달러를 초과하는 금액의 조달을 요구받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동의한다", "한국은 가능한 한 최선을 다해 미화를 시장에서 매입하는 방식이 아닌 다른 방법을 통해 조달함으로써 시장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는 문구가 담겼다.
민간 부문의 투자 구매 등 상업적인 교류 확대를 환영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김 정책실장은 "지난 8월 정상회담 계기 이미 발표한 우리 기업들의 1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직접투자, 또 대한항공의 보잉 항공기 103대 구매 발표를 재확인하고 환영하는 한편 한국이 미국 상품 홍보를 위한 특별 전시회를 국내에 개최하여 양국 간 교역 확대를 지원하는 내용도 담겼다"고 부연했다.
한미 정상이 상호호혜적 무역 및 투자 확대라는 공동 목표를 확인함에 따라 자동차, 농업, 디지털 등 비관세 분야 합의도 확대한다.
우선 한국은 미국 연방 자동차 안전기준(FMVSS)을 준수하는 미국 원산지 자동차를 연간 5만대까지 추가 개조 없이 수입 가능하도록 한 조치와 관련해 5만대 상한을 폐지하기로 했다.
김 정책실장은 "다만 지난해 미국산 자동차의 총 수입 대수가 4만7천대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농업 분야에 대해선 "쌀, 쇠고기 등 우리 농업의 민감성을 고려하여 추가 시장 개방은 담지 않았다"며 "양국 간 협력과 소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디지털 분야에서는 "망 사용료, 온라인 플랫폼 규제 등 디지털 법 제도와 관련하여 미국 기업을 차별하지 않도록 하는 원칙적인 내용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비관세 분야 합의에 대해선 올해 안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장관급 공동위원회를 개최해 합의 내용을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확정짓기로 했다.
◇ "美 3천500억달러 이상 요구…'반도체 제외'로 재정리"
김 정책실장은 이날 한미 협상 과정에서의 뒷 이야기도 공개했다.
그는 미국 측이 애초 이야기가 오갔던 3천500억달러보다 더 큰 대미 투자금액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김 정책실장은 "원래 3천500억달러보다 훨씬 더 큰 규모, 반도체까지 포함한 제안을 가지고 와 협상이 타결이 안됐다"며 "이후 7월31일 정해진 3천500억달러 규모로 틀이 정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분야가 빠지며 전체 규모가 3천500억달러로 타결됐고 반도체 분야에서 우리가 불리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이 팩트시트에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정책실장은 이번 팩트시트에 대해 "전략적 투자 MOU와 관세 인하 등 양국 간 관세 합의 사항에 대해 명확하게 합의문으로 발표되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주요 비관세 사안에 대해 원칙적 합의를 도출해 양국 간 교역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상호 간 호혜적인 방향으로 무역을 확대해 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양국 간 통상마찰로 불거질 수 있는 사안은 통상 당국 간 긴밀히 협의하며 관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농업 시장 개방을 비롯하여 우리 측에 과도한 부담이 될 수 있는 사항은 포함하지 않았으며 한국에 진출한 미국 투자기업이나 우리 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제도 개선 사항들도 반영했다"며 "조만간 전략적 투자 MOU에 대해 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관세 인하 시점에 대해선 "상호관세는 8월7일부터 15%로 적용되고 있고 자동차 부분은 우리 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달에 1일부터 소급해 관세 인하를 적용할 텐데 이 법안은 지금 마련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목재, 항공기 부품은 MOU 서명일로부터 바로 관세 인하가 발효된다"며 " 제네릭 의약품, 일부 천연자원은 한미 FTA 공동위원회에서 통상 관련 현안 이행 계획이 합의되는 시점부터 상호관세가 면제된다"고 설명했다.
고정밀 지도 반출과 온라인플랫폼법(온플법)과 관련해선 "구체적으로 고정밀지도에 대한 반출 요구도 있었고 특정 요구 항목을 갖고 상당히 오랜 기간 협상을 했다"며 "'이퀄 트리트먼트(equal treatment)' 원칙에 합의했기에 개별 사안은 계속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애플은 우리나라에서 제시한 안에 문제 없다고 수용했고 구글은 아직 이견이 있는 등 사안별로 다르다"고 밝혔다.
dyon@yna.co.kr
온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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