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美 전함·韓핵추진 잠수함 건조 길 열려
HD현대 정기선 회장이 15일(토)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에서 대릴 커들(Daryl Caudle) 美 해군참모총장과 야드를 둘러보며 건조 중인 함정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출처 : HD현대]
한화오션을 방문한 대릴 커들(Darly Caudle, 왼쪽 두번째) 미국 해군참모총장과 한화오션 김희철 대표이사(왼쪽 세번째)가 한화오션이 MRO 중인 미국 해군 보급함 찰스 드류함을 둘러보고 있다. [출처 : 한화오션]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한미 관세·안보 협상의 합의안인 '팩트시트'가 공개되자마자 미국 해군참모총장이 HD현대중공업[329180]과 한화오션[042660]의 조선소를 연달아 방문하는 등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사업이 급물살을 탔다.
대릴 커들 미 해군참모총장의 방문을 계기로 미국이 아닌 국내에서 미국의 전함을 건조하는 작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되며, 한미간 합의한 핵추진잠수함의 건조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지스함 올라 "뷰티플" 외친 커들 참모총장…韓 역량에 강한 만족감 표시
커들 참모총장은 15일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조선소를 연달아 방문하며 우리나라의 함정 건조 역량을 눈으로 확인했다.
그는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최근 진수한 이지스함 2번함인 다산정약용함에 직접 승선해 "뷰티플(Beautiful)!"이라고 외쳤다.
함 내에는 상주하면서 함정 시스템을 정비하는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엔지니어들과 미 해군 관리자들도 있어 커들 총장이 이들을 격려했고, 커들 총장이 다산정약용함의 구본철 함장에게 "지금 이 배를 타고 곧바로 출항하자"고 농담을 던지는 등 현장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커들 총장은 또 정기선 회장에게 현재 건조 중인 3번함의 납기를 묻는 등 이지스함 건조 현장을 살펴보며 큰 관심을 표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HD현대가 미국 안두릴과 진행 중인 무인수상정 개발 프로젝트에 관해 설명했고, 커들 총장은 "나이스(Nice)"라며 연신 만족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커들 총장의 방문은 지난 14일 한미 관세협상의 '조인트팩트시트(JFS)'가 나온 뒤 이뤄진 것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우리나라 조선사들이 미 해군 함정을 유지·보수·운영(MRO)하는 것을 넘어 함정의 직접 건조까지 나설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팩트시트에는 "한미 양국은 조선 분야 실무협의체를 통하여 유지·정비·보수, 인력 양성, 조선소 현대화, 공급망 회복력을 포함한 분야에서 협력을 진전시키기로 했다"며 "이러한 구상들은 한국 내에서의 잠재적 미국 선박 건조를 포함한다"고 명시했다.
커들 총장은 울산조선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미 양국이 발표한 팩트시트에 대해 크게 만족한다는 의사를 표명했고, 현재 미 해군이 겪고 있는 함대 부족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본인이 해군에 입대한 시기인 1980년대에 비해 현재 미 해군의 함대 수가 크게 줄어든 것에 대해 우려한다고 전했다.
커들 총장은 우리나라 조선소를 둘러본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배를 수리하고 건조하는 우리의 능력을 확장하기 위한 미국과 한국의 협력을 확인했다"며 "한미 관계는 지금보다 더 중요한 적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진 기술과 모범 사례를 공유함으로써 양국은 선박 건조의 질과 속도를 계속해서 높이고 있다"며 "우리는 앞으로도 이어질 플랫폼과 파트너십을 함께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핵추진잠수함'도 국내 건조…양대 조선사 중 어디서 만들지 관심
한미 팩트시트에는 미국이 우리나라의 핵추진 잠수함의 건조를 승인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핵추진 잠수함은 한미 협상 후반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결과 발표가 늦어지는 원인으로까지 작용한 사안이다.
팩트시트에는 "미국은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을 승인했다"며 "미국은 사업의 요건들을 진전시키기 위해 연료 조달 방안을 포함해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됐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핵추진 잠수함을) 한국에서 건조하는 것을 전제로 (논의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은 핵추진 잠수함을 여기 훌륭한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필리조선소의 인프라 부족 등으로 미국에서의 건조가 가능한지 의문이 제기돼왔다.
한미 협상을 통해 핵추진잠수함 사업은 한국 내 건조라는 어려운 고비를 넘겼고, 이제 잠수함 건조를 어느 조선소에서 맡을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커들 총장은 한화오션 작업장에서 '장영실함'을 둘러보고, 잠수함 건조 현장도 살펴봤다. HD현대중공업에는 214급 잠수함의 선도함인 '손원일함'의 창정비 현장을 참관했다.
장영실함은 지난달 진수된 3천600톤(t)급 잠수함(장보고-Ⅲ Batch-Ⅱ 사업)의 1번함으로, 길이는 89m로 앞서 개발된 Batch-Ⅰ의 도산 안창호급 잠수함(3천t급·길이 83m)보다 외형이 크다. 또 소나 체계의 성능을 개선해 정보처리와 표적탐지 능력을 높인 세계 최고 수준의 디젤 잠수함이다.
손원일함은 배수량 1천800t급 잠수함으로 2007년부터 2020년까지 순차적으로 실전 배치된 대한민국 해군의 주력 잠수함이다.
최태복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상무는 지난 3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핵추진 잠수함) 사업이 본격화되면 상당히 많은 엔지니어링 역량이 필요하다"며 "특정 회사 단독으로는 그런 역량을 다 투입할 수 없다"이라며 핵추진잠수함 사업에 의욕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화오션은 핵추진잠수함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아꼈다.
김희철 한화오션 김희철 대표이사는 이날 "한화오션은 미 해군의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는 물론 '한·미동맹 강화의 아이콘'으로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한화오션은 한·미 조선업 협력 기조에 맞춰 마스가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제반 사항 준비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jhhan@yna.co.kr
한종화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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