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이민재 기자 = 일본 국채 금리가 10년 이상 장기·초장기물을 중심으로 급등했다.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표방하는 다카이치 정권에 연동하는 '다카이치 트레이드'가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18일 일본 국채 20년물 금리는 오후 한때 2.810%를 찍으며 지난 1999년 6월 이후 약 26년 만의 고점까지 치솟았다. 10년물 금리는 장중 1.755%까지 상승하며 지난 2008년 6월 이후 약 17년 반 만의 최고를 기록했다.
30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약 7bp 높은 3.325%까지 뛰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자민당 총재에 취임한 직후인 10월 7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본 장기 금리가 역대급 기록을 갈아치울 정도로 치솟는 것은 재정 확장 정책에 대한 우려가 구체적인 추가경정예산 규모 추정치와 함께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가까운 시일 내에 책정할 경기 대책 규모에 대해, 재무성은 17조 엔(약 160조원)대로 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자민당 내에서는 추가적인 재정 지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자민당의 중견·젊은 의원들로 구성된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을 추진하는 의원연맹'은 전일 총회에서 정부가 가까운 시일 내에 책정할 경기 대책의 근거가 되는 2025년도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해 25조 엔 규모로 요구하는 방침을 확인했다.
시장에서는 당초 추경 예상 규모를 14조엔으로 봤지만, 집권당을 중심으로 추경 규모를 보다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예상 밖으로 커지는 예산 규모가 재정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란 인식이 커졌다.
메이지야스다 자산운용의 오사키 슈이치 매니저는 "재정 확장에 따른 국채 발행 증가가 있더라도 짧은 만기에 한정될 수 있겠지만, 정말 그것으로 그칠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 지워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을 추구하는 다카이치 정부는 출범 전부터 재정 확장에 따른 장기 금리 급등 우려가 적지 않았다. 다카이치 총리는 선거 기간부터 적극적인 재정을 강조해왔다. 이에 연초부터 일본 초장기채를 꾸준히 사들인 외국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매도세를 키울 것이란 관측이 나왔었다. 일명, '다카이치 트레이드'로 장기 금리가 오를 것이란 뜻이다.
일본 국내 투자자들 가운데서도 현 정부의 재정 확대 정책 이미지가 강해 당분간은 장기물 매수를 관망하려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다카이치 정부가 이번에 내놓을 추경 예산 규모는 코로나19 때를 제외하면 아베 신조 총리 때인 지난 2013년 이후 최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주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해 정부의 재정 건전성 흑자 전환 목표에 대해 매년 달성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을 철폐하고, 몇 년 단위로 재정 균형을 확인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날 금리가 빠르게 치솟은 데에는 당장의 채권 입찰 부담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 재무성은 오는 19일 국채 20년물 입찰을 실시한다.
현지 증권사 채권 전략가는 "시장엔 재정 확대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는 가운데 매수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ywkwon@yna.co.kr
권용욱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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