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협회 "국가 유사시 LNG 수송 해외 선사에 의존하게 돼"
"국내 경쟁사 많고 GP 선관주의의무 고려해야" 의견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국내 최대 액화가스 전문선사 현대LNG해운이 인도네시아 기업에 매각될 예정인 가운데 거래 종결을 둘러싼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 에너지 안보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현대LNG해운 외에도 액화천연가스(LNG)를 운송하는 국내 기업이 여럿 있어 부정적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의견과 핵심 에너지 운송에서 국적선사 이용률을 높이겠다는 정부 기조에 배치된다는 시각이 대립했다.
[출처: 현대LNG해운]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와 IMM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전날 인도네시아 시나르마스그룹 계열사인 프런티어리소스와 현대LNG해운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거래 대상은 현대LNG해운 지분 전량을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C) 아이기스원 지분 100%다. 거래대금은 약 4천억원이다.
이번 거래가 마무리되면 IMM 컨소시엄은 11년 만에 투자금을 회수하게 된다. IMM 컨소시엄은 2014년 경영난을 겪던 현대그룹이 내놓은 현대상선(현 HMM)의 LNG 전용선 사업부를 4천억원에 인수했다.
거래 종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에너지·기술 안보 차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기 때문이다.
현대LNG해운이 회원사로 있는 한국해운협회는 계약 소식이 알려지자 즉각 반대 입장을 냈다. 협회는 전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매각이 성사되면 핵심 에너지 운송자산, 수십년간 쌓아온 노하우, 한국가스공사[036460]의 장기계약 수송권 등이 해외로 유출될 것"이라며 "(현대LNG해운이) 국적선사로 남아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회에 따르면 국적선사의 LNG 수송 비중(적취율)은 2024년 38%에서 2029년 12%, 2037년에는 0%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협회는 "국가 유사시 LNG 수송을 해외 선사에 의존하게 돼 에너지 안보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또 선사 해외 매각이 이재명 정부의 정책 기조와 배치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앞서 이재명 정부는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로 해운 경쟁력 제고를 꼽으면서 국적선사 이용률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일부 시장 참여자는 인도네시아가 '전적으로 신뢰할 만한 파트너인지'에 대한 의문을 내놓기도 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달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행사에 중국, 러시아, 베트남 등과 같이 11개 참석국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개발 과정에서는 한국과 크고 작은 갈등을 빚기도 했다.
물론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을 바탕으로 광물과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현대LNG해운의 해외 매각이 국가핵심기술 유출에 해당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살펴봐야 하겠지만, 조선사가 아닌 해운사가 해당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출처: IMM PE·IMM인베스트먼트]
IMM 컨소시엄은 이 같은 우려가 과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가스공사가 도입하는 LNG 물량 가운데 현대LNG해운이 맡는 비중이 크지 않고, 주주가 외국계로 바뀌더라도 국내 회사로서 부여된 의무가 유지된다면서다.
IMM 컨소시엄은 전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국내 전체 LNG 수입 물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한국가스공사의 도입량을 기준으로 볼 경우 현대LNG해운의 비중은 6% 이하에 불과하다"며 "회사는 대한민국에 등록된 영리법인으로서 국적 해운사로 지속 운영되며, 주주 변경 여부와 관계없이 국가가 부여한 모든 의무를 그대로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LNG 수송업은 SK해운과 팬오션[028670], 대한해운LNG, 현대글로비스[086280] 등 여러 해운사가 이미 영위하고 있는 분야다.
아울러 PEF 운용사 입장에서는 투자 기간이 10년을 넘긴 상황에서 적절한 국내 원매자를 기다리기만 하기 어려웠다는 현실적 요인도 있다. 실제로 IMM 컨소시엄은 2023년 국내 최대 해운사 HMM과 매각 협상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IMM 컨소시엄은 "국민연금 등 국내 연기금이 참여한 펀드를 운용하는 GP로서 합리적 가치 확보와 책임 있는 투자 회수를 최우선 원칙으로 삼아 왔다"며 "이번 거래는 그러한 원칙의 연장선에서 성사됐다"고 밝혔다.
현대LNG해운은 현재 12척의 LNG 운반선과 6척의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1척의 LNG 벙커링선을 운영하고 있다. 작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4천605억원이었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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