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투자사가 본 IT·코인 거물들의 만남…"빅딜 아닌 마이너스 딜"

25.11.28.
읽는시간 0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IT 공룡과 국내 최대 가상자산 사업자의 만남.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던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직접 나서 청사진을 이야기한다는 것만으로도 시장의 기대는 컸지만, 간담회를 관전한 투자사의 평가는 냉정했다. '빅딜'이라 볼 수 없는, '마이너스 딜'이라는 혹평까지 나왔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두나무의 기업 결합을 위한 간담회를 지켜 본 투자사들은 바쁘게 주판을 튕기고 있다.

합병 비율은 확정됐고, 이제 기존 주주들은 엑시트 플랜을 짤지, 혹은 더 큰 미래에 베팅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투자자가 딜을 반대하려면 각각 17만2천780원, 43만9천252원의 가격을 받아들여야 한다. 양사는 주주들의 매수청구권이 각각 1조2천억원을 넘길 경우 이 통합을 무위로 돌려야 한다.

투자사들의 계산기는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겉으로는 '세기적 결합'이란 포장을 두르고 있지만, 실제로는 구조적 의문과 불확실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이해진 의장은 두나무와의 결합을 결심한 이유가 "글로벌 진출이라는 꿈과 사명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 자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결제부터 투자까지 이르는 밸류체인 역량을 내재화하고, 이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무기로 삼겠다는 논리다.

우선 스테이블 코인과 글로벌 경쟁력 간의 연결고리가 헐겁다는 지적이 나온다.

네이버는 한국의 규제 환경이 스테이블 코인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고 했지만, 궁극적으로 원화 기반의 스테이블코인 성격 자체에 한계가 있다. 국내 로컬 시스템 안에서만 의미 있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글로벌 확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논리다.

또 다른 문제는 '경험'이다. 네이버와 두나무는 간담회에서 코인베이스의 수익 구조까지 꺼내 들며 글로벌 무대에서 맞붙을 경쟁자를 간접적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정작 두 회사 모두 이번 결합의 핵심이 되는 커머스·결제·광고·가상자산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낸 전례가 없다.

앞서 네이버는 미국 중고거래 플랫폼 포쉬마크 인수로 아시아·유럽·미국을 잇는 글로벌 커머스 라인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내세운 바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글로벌 무대에 본업으로 나서본 적이 없는 두 회사가 코인베이스급 플레이어와 경쟁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시장에 남는 이유다.

역설적으로 네이버는 그동안 내수 기반의 안정적 플랫폼 기업이라는 평가를 강점으로 투자자의 신뢰를 받아 왔다. 새 정부의 민생안정·경기부양 정책 수혜주로도 꾸준히 언급될 만큼, 국내 커머스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서의 변동성이 낮은 사업 구조가 투자자 신뢰의 기반이었다.

이번 결합을 통해 네이버는 가상자산 사업 특유의 높은 변동성을 함께 떠안게 됐다. 양사가 미래 전략을 발표한 지난 27일 네이버 주가가 약세를 보인 것도 이러한 우려를 반영한다.

간담회에서 명확한 로드맵이 제시되지 않은 데다, 같은 날 불거진 업비트 해킹 이슈가 투자 심리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며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네이버의 핵심 성장동력인 네이버파이낸셜을 사실상 스스로 '헐값' 처리했다는 지적이 강하다. 네이버파이낸셜의 가장 인접한 피어기업은 카카오페이인데, 단순 체급 비교만으로도 네이버파이낸셜의 몸값이 5조원에 불과하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네이버 핀테크 사업의 분기 매출·영업이익 모두에서 카카오페이의 약 두 배 수준에 달한다. 전일 종가 기준 카카오페이의 시가총액이 약 6조7천억원 수준이다.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3사 공동 기자간담회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gepark@yna.co.kr

박경은

박경은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