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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구의 프리킥스] 보험 본업이 흔들린다

25.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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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보험사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새로운 회계제도(IFRS17)의 '파고'를 넘어 안정적인 항해를 하는 데 시간이 필요한 모습이다.

올해 3분기까지 생명보험사의 보험손익은 20.9% 감소한 3조6천82억원, 손해보험사의 경우 35.6% 급감한 4조9천789억원을 나타냈다. 이는 보험 본연의 역할인 위험 보장 기능에서 수익성이 악화했음을 의미한다.

같은 기간 생보사와 손보사의 투자손익이 2조7천719억원과 3조8천760억원으로 19.4%와 29.4% 증가한 것과 비교된다. 보험 본업이 흔들리자 시장 변동성에 좌우되는 투자이익이 실적을 메우는 구조가 강화되고 있는 셈이다.

보험업의 핵심은 고객의 위험을 보장하고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데 있다. 투자손익은 경기와 금리 등 외부 변수에 크게 좌우되는 만큼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중시하는 보험업에 중심이 될 수는 없다.

현재처럼 투자손익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면 기본 체력인 보험영업 약화로 이어지게 된다. 특히 IFRS17 도입은 보험업계에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며, 보험계약마진(CSM) 확보를 위해 보장성 보험 판매 경쟁을 격화시켰다. '질적 경쟁'보다 과당경쟁을 펼친 것이다.

이런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보험사들은 다양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예컨대 한화생명과 흥국생명은 국내 최대 부동산 전문 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 본입찰에 참여했다. 단순 자산운용이 아닌 투자 전문성 확보, 대체투자 영역 확장 등 구조적 변화를 꾀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자산운용 역량 강화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

다만, 과거 공격적인 자산운용으로 달콤한 투자 수익률에 빠졌다가 사라진 그린손해보험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보험사가 투자수익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순간, 보험업이라는 본령을 잃고 위험의 '소용돌이'에 빠질 수 있다.

위기를 느낀 보험사들이 본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은 다행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이번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본업 경쟁력을 승진 키워드로 내세웠다. 보험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분야별 업무 역량과 전문성이 검증된 인재를 신임 임원으로 발탁한 것이다.

현대해상도 영업조직을 기존 2단계 구조에서 지역단 단일체계로 바꾸는 등 보험영업 실적 개선을 중심에 두고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지금 보험업계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실적 메우기가 아니라 보험영업의 질적 개선, 상품 혁신, 건전성 관리, 장기 투자 역량 강화라는 균형적인 포트폴리오다.

보험사는 태생적으로 위험을 떠안는 산업이다. 투자 성과로 버티는 것이 아니라, 보험 본업을 바탕으로 지속 성장하는 보험사가 현재 직면한 위기를 넘어설 수 있다. 힘들 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다. (금융부 이윤구 기자)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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