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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포럼 "자사주 소각 예외 '경영상 목적' 삭제해야"

25.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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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하 포럼)은 국회에 제출된 자기주식(자사주) 의무소각 관련 상법 개정안과 관련해 "법안에 포함된 '경영상 목적' 예외 조항은 과다한 자사주 보유를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크다"며 해당 조항의 삭제를 촉구했다.

포럼은 1일 '자기주식 소각 법안, 한도 없는 경영상 목적 예외는 안 된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상법 개정안에 대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자사주의 법적 성격을 명확히 하고 소각 의무를 규정하는 등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포럼 측은 제341조의4 제2항 제5호에 신설된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라는 예외 사유를 독소조항으로 지목했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회사가 정관에 '경영상 목적'으로 자사주를 보유·처분할 수 있다는 내용을 신설하고 주주총회 승인을 거치면 신규 취득분뿐만 아니라 기존 보유 자사주까지 계속 보유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위한 상법 제418조의 요건을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논평은 우선 과다한 자사주 보유가 현실적으로 임직원 보상이나 자금 조달 등 그 어떤 경영상 목적으로도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임직원에게 발행주식 총수의 1%를 넘는 주식 보상을 하는 회사도 거의 없거니와, 대규모 자금조달이나 사업 제휴는 신주 발행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면서 "시장은 과다한 자사주가 지배주주의 지배력 강화와 경영권 방어 목적임을 이미 다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럼에도 포괄적인 '경영상 목적' 예외를 허용하는 것은 추상적인 목적만 공시하면 지배력 강화를 위해 자사주를 계속 보유해도 괜찮다는 잘못된 신호를 시장에 주는 것"이라며 "이는 과다한 자사주 보유라는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법안의 근본 취지를 망각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번 예외 조항이 개정 상법의 핵심인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를 퇴색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개정 상법하에서 이사는 신주발행과 자사주 처분 시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경영상 목적'이라는 예외가 허용되면 이사가 주주 이익을 실질적으로 고려하지 않고도 정관 개정과 주총 결의라는 형식적 절차만 거치면 면책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과거 자본시장법상 시가 기준 합병비율 산정 절차만 지키면 이사가 전체 주주 이익을 고려하지 않아도 사실상 면책되는 것처럼 운영해 온 뼈아픈 경험이 있다"고 상기시키며 "상법에 주주 충실의무를 명시한 취지는 주주 간 이해상충 거래를 절차로 포장해 정당화하지 못하게 하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포럼은 끝으로 해당 조항에 대해 "자사주 소각 논의 과정에서 공론화된 적 없는 '깜짝 조항'이자 자사주 소각 법안을 후퇴시키는 것"이라며 "반드시 삭제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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