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근 중국의 10년물 국채금리가 처음으로 일본보다 낮아지며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중국 장기금리가 디플레이션의 대명사와도 같았던 일본보다 낮아지며 일각에서는 중국이 일본의 전철을 따라 '잃어버린 30년'을 겪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1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달 20일 일시적으로 1.8421%까지 올랐다. 반면 중국의 10년물 국채금리는 1.83% 수준에서 등락해 일본 국채금리 이하로 떨어졌다.
일본과 중국의 국채금리가 역전된 것은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2000년 9월 이후 처음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확장적 재정정책에 대한 경계감이 일본 채권 금리를 끌어올렸지만, 중국은 디플레이션 우려에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해 금리가 역전됐다.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0%에 근접했다. 올해 CPI는 지난 10월 기준 10개월 중 6개월에서 전년 동월보다 하락했다.
언론에서는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매주 새로운 할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부동산과 인프라가 중국 성장 엔진 역할을 하던 시대는 끝난 것으로 보인다. 한때 토지 매각 수입으로 넉넉했던 지방정부는 재정이 빠듯해졌고, 가계는 부동산 침체와 노후·의료비 증가로 소비를 줄이고 있다.
이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일본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일본 매체 니혼게이자이신문에서도 "일본과 중국의 금리 역전"은 "중국이 과거 일본 전철을 밟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주목할 점은 중국이 디플레이션을 타개하기 위해 일본과는 다른 방식의 정책을 펴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은 디플레이션에 빠졌을 때 가계와 기업 모두 빚을 줄이는 데 집중했다. 소비와 투자가 모두 위축됐다.
하지만 중국정부는 부동산경기 둔화가 시작된 2015년부터 기술고도화와 공장자동화, 해외시장 점유 확대 등을 골자로 한 '신공업화' 라는 반대방향의 국가 주도 전략을 택했다.
수요가 줄어드니 투자도 줄인다는 일본과는 달리 "팔아서 돌파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수요가 줄어든 와중에 투자를 늘리겠다는 이 정책은 해외에서 저가의 제품을 산다는 가정이 있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
중국은 생산라인을 멈추지 않기 위해 전기차와 배터리, 태양광 등의 전략산업에서 가격을 낮추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이고 있고,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에 현지공장을 세워 핵심 부품 공급망을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공공 및 은행 자금을 첨단 제조업으로 몰아주고 있다.
중국은 지난 10월 발표한 '15차 5개년 계획'에서 과학기술 자립과 고품질 성장 등을 중점적 내용으로 내세워 신공업화 정책의 맥을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내수 확대 역시 핵심 정책으로 내세웠지만, 시장에서는 이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강하다.
츠키오카 나오키 미즈호 리서치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부진한 국내 수요에 대한 영리한 해결책은 없다"고 진단했다.
중국 정부는 이달 열리는 '중앙경제공작회의(CEWC)'에서도 경기부양을 위한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에서는 디플레 해결에 뚜렷한 해법이 없다는 평가가 많다.
만일 중국이 내수를 살리고 디플레이션을 벗어나는 데 실패한다면, 한국 산업계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가전과 철강, 조선 등에서의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가 더욱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디플레이션 문제를 계속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국제경제부 기자)
jykim@yna.co.kr
김지연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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